새 원내대표에 나경원 의원 선출…당협위원장 쇄신 등 영향 미칠 듯

1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롭게 선출된 자유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가 국회 본청 원내대표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로 4선의 나경원 의원(55·4선·서울 동작구을)이 선출되면서 당내 정치지형이 크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오후 국회에서 투표권을 가진 한국당 의원 103명이 모두 참여한 가운데 열린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을 위한 의원총회 결과 중도파로 분류되지만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나경원·정용기 의원 팀(68표)이 복당파인 김학용·김종석 의원팀(35표)을 두 배 가까운 차이로 이겼다.

이에 따라 당내 무게중심은 복당파에서 중도 및 친박계로 이동하게 됐으며 당협위원장 안적쇄신(구조조정)을 앞둔 비대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정치권은 분석하고 있다.

당장 지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홍준표 전 대표처럼 복당파의 핵심인 김성태 전 원내대표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특히, 복당파의 수장으로 불리는 김무성 의원은 정계은퇴를 선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처럼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복당파에 대한 “당을 배신하고 탄핵에 앞장섰으면서도 선거패배의 책임을 회피하고 자신의 안위만 챙긴다”는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임 원내 지도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날 보수정당 첫 여성 원내사령탑에 오른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여성 최다선(4선) 의원으로 탄탄한 정치 행보를 걸어온 엘리트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판사 출신으로서 2002년 당시 법조계 대선배인 이회창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대선후보 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 전 총재의 대선 패배 이후엔 변호사로 활동하다 2004년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했고 18대 총선 때 서울 중구에서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했다.

17∼18대 국회에서 대변인과 최고위원 등을 지내며 당의 간판 여성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당내 경선에서 쓴맛을 봤고, 2011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의 사퇴로 치른 보궐선거에서도 박원순 현 시장에게 패배했다.

이듬해 19대 총선에서는 불출마를 선언하며 정치 공백기를 가졌다.

그러다 당의 요청으로 출마한 2014년 7·30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서 노회찬 야권 단일 후보와의 박빙 승부 끝에 승리하며 복귀 신호탄을 쏘았다.

이후 당 서울시당 위원장에 이어 2015년 여성 의원 최초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으며 정치력을 입증했다.

20대 총선에서도 배지를 달면서 중견 정치인의 대열에 들어섰으며, 이날 삼수 끝에 원내대표에 선출됨으로써 보수 진영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라는 타이틀도 갖게 됐다.

그는 딸이 다운증후군으로 인해 초등학교 입학을 거부당하는 아픔을 겪었고 이를 계기로 소외계층을 대변하기 위해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고 밝히는 등 아픔도 많이 겪은 정치인으로도 통한다.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는 “오늘 선거는 당이 더 이상 계파 프레임과 과거에 갇히지 않고 미래를 향한 통합의 단초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대안 정당의 모습을 보이고 여당과도 도울 것은 돕고 절대 안 되는 것은 과감하게 반대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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