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동산병원 심장이식팀이 지난 11일 비수도권 최초로 인공심장을 이식한 환자와 퇴원 기념사진을 찍었다. 동산병원.
계명대 동산병원이 인공심장이라고 불리는 ‘좌심실 보조장치’를 비수도권 최초로 환자에게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수도권 외 지역 병원 가운데 동산병원이 유일하게 심실 보조장치 치료술 시행 의료기관 인증을 받았다. 동산병원에서 인공심장 이식 수술을 받으면 기존 1억5000만 원에서 2억 원에 달하는 수술비를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서 700만 원에 해결할 수 있다.

동산병원 흉부외과 장우성·김재범 교수는 지난 10월 18일 말기 심부전 환자 김모(58)씨에게 좌심실 보조장치를 이식하는 수술에 성공했고, 김씨는 지난 11일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김씨는 2016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우회술과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받았지만, 심장 기능이 점차 악화해 약물 치료에도 호전이 없었다. 고농도의 강심제에 의존해야만 견딜 수 있는 상태였지만, 당시 고가의 치료비로 좌심실 보조장치의 이식은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식 수술 후 완전히 달라졌다. 5일 만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길 만큼 순조롭게 회복했고, 심장 기능이 회복되면서 다른 장기의 부전도 해소됐다. 특히, 다른 사람의 심장을 이식하기에도 충분할 만큼 건강이 잘 유지되고 있다.

좌심실은 일종의 펌프와도 같다. 허파정맥을 통해 좌심방으로 들어온 혈액은 승모판을 거쳐 좌심실로 들어오게 되는데, 펌프와 같은 역할을 하는 좌심실이 수축하는 힘에 혈액은 대동맥을 통해 전신으로 보내진다.

좌심실 보조 장치는 주로 말기 심부전 환자의 좌심실 기능을 기계적으로 대체하기 위해 사용하므로 ‘인공심장’이라고 불린다. 심장끝부분에 이식한 펌프가 전기 신호를 받아 좌심실에 들어온 혈액을 빨아내 대동맥으로 보내면 온 몸에 혈액이 공급된다.

이러한 인공심장의 이식은 약물치료만 받았을 경우와 비교해 생존율이 높고, 보조 장치의 성능 향상과 수술 기술의 발전으로 2년 생존율이 80%에 육박한다. 다른 사람의 심장을 이식받으려는 대기자와 심장이식이 어려운 고령·기저질환 환자에게는 희망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김씨의 주치의인 김인철 심장내과 교수는 “약물치료나 수술적 치료에도 호전이 어려운 말기 심부전 환자의 삶의 질은 매우 낮아서 인공심장이식이 절실한 환자들이 많지만, 인공심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았고 무엇보다 상당한 치료비용 때문에 활발히 시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배준수 기자
배준수 기자 baepro@kyongbuk.com

법조, 건설 및 부동산, 의료, 유통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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