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정 포스텍 교수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배터리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 휴대전화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한 배터리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가지 이유로 초반의 성능이 유지되지 않아 교체해줘야 하는데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전류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전압이 떨어지는 분극현상 때문이다.

포스텍(포항공대, 총장 김도연) 화학과 박문정 교수·통합과정 김경욱씨, 김온누리씨 연구팀은 신개념의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해, 배터리 효율을 높이고 이온성 액체가 누출되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해결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지에 출판됐고, 편집자 선택(editor‘s choice)에 소개됐다.

신개념의 고전도성 고분자 전해질은 2~3 나노미터(nm) 크기의 이온결정을 기반으로 만든 것으로 이 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만들어졌다. 고분자 전해질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이온이 잘 분리되고, 잘 움직여서 효율을 높게 만드는 것이다.

기존의 고분자 전해질 연구에선 이온 2개가 각각 반대방향으로 동시에 움직였는데 이것이 바로 분극현상이다. 이온이 이렇게 반대 반향으로 한꺼번에 움직이게 되면 이온의 속도가 서로 달라 효율도 낮아지고 전극에 가서 축적되면 전압도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일이온 전도체, 측 하나의 이온만 움직이는 전해질을 개발하였다. 음이온을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하고 양이온만 움직이게 만들어서 이러한 분극현상을 원천적으로 해결했다.

그간 단일이온 전도체를 배터리 시스템에 이용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온전도도가 낮기 때문이고, 그 이유는 낮은 이온해리도에 있다. 이러한 이온해리도는 전해질의 유전상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통상적인 고분자 전해질은 그 값이 5 근방으로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에 개발한 고분자 전해질의 경우 최고 수치가 78로 나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값은 물의 유전상수 값인 80에 거의 육박하는 수준이다.

또 이온성 액체 기반 고분자 전해질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이온성 액체 누출이란 치명적인 문제점도 고체상의 이온결정을 형성시킴으로써 해결했다.

연구를 주도한 포스텍 박문정 교수는 “연구진이 개발한 이온결정 기반 단일이온전도성 고분자는 심각한 분극현상과 이온성 액체 누출이란 문제점을 동시에 해결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결과”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중견연구,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글로벌 프론티어사업(멀티스케일 에너지 시스템)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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