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탑 대구 12.6℃·경북 21℃ 그쳐…모금액 급감
경기 침체 말곤 뚜렷한 이유 없어 개별 기부자들 관심 절실

12일 대구 중구 중앙파출소 앞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10℃를 겨우 넘기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경북·대구 사랑의 온도탑을 비롯해 구세군 등을 통한 이웃 사랑 실천이 추운 날씨만큼 얼어붙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원인이 없어 유난히 추운 겨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북·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달 20일부터 ‘희망 나눔 캠페인’에 들어갔다.

캠페인을 시작한 뒤 20여 일이 지난 12일 현재 대구 사랑의 온도는 12.6℃, 기부 금액은 12억6000여만 원에 머물러 있다. 올해 기부 목표액 99억8900만 원을 고려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30여억 원이 모금된 것에 비해 42% 수준일 만큼 저조하다.

경북은 사정이 다소 나은 편이다.

경북은 이날까지 기부 목표액 152억 원에 총 32억 원이 모금돼 21℃를 기록하고 있다. 대구보다는 사정이 괜찮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경북 역시 다소 떨어진다. 지난해 경북은 같은 기간 33억3000만 원이 모금돼 올해보다 1억3000만 원 많았다. 사랑의 온도도 23℃로 올해보다 높았다. 올해는 목표액이 높아지다 보니 금액보다 사랑의 온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기부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경기 침체 말고 다른 이유가 없어 올해 모금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12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에 구세군 자선냄비가 마련되어 있지만 못본 채 지나가거나 보더라도 그냥 지나가는 등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지난해의 경우 포항 지진 등 다른 기부 상황이 발생, 캠페인 초기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돼 목표액을 이뤘다.

하지만 올해는 모금회에서 기업에 기부 제안서를 주면 IMF 때보다 더 어렵다는 이야기가 공통으로 나오는 등 상황이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경기를 반영하는 것이 기부 현황인 만큼 내년 경기가 더 힘들다는 예측도 가능하다.

결국 개인 기부자들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는 등 낙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다.

대구모금회 관계자는 “기부를 기대하기 힘들 정도로 기업 상황이 좋지 않아 개인 기부자들의 관심이 절실하다”며 “시민들이 소액이지만 많이 동참해 이웃 사랑을 실천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모금회와 함께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는 구세군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구세군 대구경북지방본영은 지난 1일부터 구세군 냄비를 대구·경북 20군 대에 설치하고 기부를 받고 있다. 10여 일이 지난 가운데 3천741만 원이 모금돼 올해 목표인 3억5000만 원의 10% 수준이다.

대경본영은 아직 모금된 기부금이 통장으로 입금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다소 늘어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지난 2016년 3억3800만 원, 지난해 2억9000만 원 등 해마다 모금액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종수 담당관은 “경북.대구는 물론 다른 지역도 예년보다 부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말이 다가올수록 기부금이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졌던 만큼 많은 분이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현목 기자
김현목 기자 hmkim@kyongbuk.com

대구 구·군청, 교육청, 스포츠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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