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6명은 올해 살림살이가 나빠졌다고 느끼고, 10명 중 7명은 내년 경제도 부정적으로 전망한다는 설문조사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6일 여론조사업체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19세 이상 남녀 103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 살림살이가 작년보다 나빠졌다는 응답이 62%였고, 나아졌다는 답변은 10.8%에 그쳤다고 밝혔다.

특히, 나빠졌다는 응답 가운데 ‘매우 나빠졌다’가 36.0%로 ‘조금 나빠졌다’(26.0%)보다 10%포인트 많았다.

한경연이 4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반적 살림살이에 대한 질문에 ‘큰 변화 없음’(52.3%), ‘나빠졌음’(28.8%), ‘나아졌음’(18.9%) 순으로 응답한 것과 비교하면 민생경제 체감도가 악화했음을 보여준다.

8개월 사이에 ‘비슷하다’와 ‘나아졌다’는 평가는 각각 25.1%포인트, 8.1%포인트 줄었지만, ‘나빠졌다’는 평가는 33.2%포인트 늘었다.

올해 겪은 어려움에 대한 질문에는 물가상승(26.3%)을 가장 많이 꼽았고, 소득정체(21.0%), 부동산 가격 상승(13.2%), 취업난(12.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내년 경제전망에 대해서도 응답자 70.9%가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으며 긍정적으로 전망한 응답은 11.4%로 집계됐다.

내년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위협요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경제성장률 저하(22.1%)와 가계부채 증가(22.1%), 민간소비 부진(12.5%), 재정건전성 악화(11.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2.6%, 2.8%로 하향 조정하는 등 성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고, 가계부채가 3분기에 1500조 원을 돌파해 가계소득 대비 빠른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금리 인상기에도 여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응답자들은 내년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일자리 창출(26.3%)을 가장 많이 요구했으며, 물가 안정(23.6%), 가계소득 증대(16.2%), 소득분배 개선(10.1%)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우선 추진할 정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투자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25.2%)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업 지원(20.5%), 노동유연성 확대(16.7%) 등의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한경연 추광호 일자리전략실장은 “하반기 들어 국민의 경제 체감도가 급랭했는데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내년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라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해 투자 활성화와 노동유연성 확대를 위한 규제개혁 정책으로 물꼬를 트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36명을 대상으로 자동응답전화(ARS)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4%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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