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된 가스 집 내부로 유입…산소 운반 차단·근육 마비
뒤늦게 알아차려도 이미 늦어, 배기통 내부 이물질 제거하고 연결부분 분리 등 확인해야

강릉의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 10명이 참변을 당한 가운데 겨울철 보일러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커진다.

19일 사고 현장감식에 나선 경찰은 혈중 일산화탄소농도가 치사량을 훨씬 넘은 것을 확인했으며 가스보일러 배기통 연결 부위가 어긋나 배기가스 일부가 유출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가스보일러 가스중독 사고는 연소된 가스를 실외로 배출하는 보일러 배기통 등의 이상으로 배기가스의 일산화탄소가 집 내부로 유입됨으로 인해 발생할 때가 잦다.

이번 강릉 펜션 사고도 배기통 틈새로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다.

가스보일러 배기가스 중독사고는 매년 겨울마다 찾아와 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행정안전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보일러 및 가스 누출 사고는 23건으로 14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 지난 2월 전북 전주시 우아동의 한 빌라에서 일가족 3명이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같은 달 충남 서산의 한 아파트에서도 잠자던 초등학생 2명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 결과 모두 배기통 이탈로 인해 배기가스가 집 내부로 유출돼 벌어진 사고로 밝혀졌다.

앞서 지난해 1월 영주시 단산면의 한 주택에서도 연탄가스를 들이마신 일가족 5명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렇듯 무색·무취인 일산화탄소는 사람이 인지하지도 못한 사이에 목숨을 빼앗아 더욱 무섭다.

일산화탄소의 가장 큰 특징은 혈액 속에 있는 산소를 뇌와 근육으로 운반을 차단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근육 마비 현상을 보여 중독을 뒤늦게 알아차리더라도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일산화탄소 중독을 막기 위해서 배기통은 보일러 본체·외부 벽면 등과 완벽히 밀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보일러 전용 내열실리콘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고 배기통 내부의 이물질 제거도 중요하다.

외부로 돌출되어 있는 배기통도 꼭 확인해야 한다. 외부 배기통의 경우 충격으로 찌그러지는 등 변형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아파트 또는 주택에서 고드름이 외부 배기통에 떨어져 분리되는 경우도 확인돼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가정 내 환기와 중간 밸브 및 연결 접속부에 거품을 묻혀 가스 누출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사전점검과 동파 예방도 꼭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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