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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천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현역의원 당협위원장 배제 명단을 발표하면 당이 두 쪽으로 갈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으나 지금으로써는 기우로 끝났다.

지금 한국당 내부에서는 지난 15일 자로 당협위원장에서 배제된 현역의원 21명 대부분이 불만스런 속내는 드러내지 않고 선당후사(先黨後私) 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우며 자중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의원의 이런 모습은 최근까지 한국당 내부에서 흘러나온 갖가지 불미스런 이야기와는 달리 ‘당을 먼저 구해야 한다’는 애당심을 보이고 있어 나경원 원내대표의 말대로 이제부터는 비박·친박이라는 용어 자체가 사라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협위원장에서 배제된 21명의 계파 성분은 친박 및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당에 잔류한 의원 중 12명과 비박 및 당에서 나갔다 바른정당을 만들었다가 복당한 의원 9명이다.

이들이 겉으로는 선당후사를 말하고 있으나 복심은 오는 2월에 있을 전당대회에서 2020년 국회의원 선거 공천권을 행사할 당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차기 공천 등 상황 변화에 기대를 걸고 언행에 조심을 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들이다.

이들이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서 탈락을 할 경우 ‘알량’한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해 합종연횡으로 새 당을 만들어 선거판에 뛰어들 공산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 야당가에서의 의견들이다. 특히 친박계 의원 12명 중 차기 공천에서 배제되면 집단으로 탈당해 TK를 중심으로 한 신당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추측도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의도 정가에서도 내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형 집행정지 등으로 풀려나면 ‘친박 신당’추진이 본격화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당협위원장에서 배제된 홍문종 의원은 최근까지도 “당 바깥에 친박 신당의 실체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왔다. 이 발언은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가 최근 홍 의원 등에게 “당협위원장 명단 발표 이전에 당을 나와 우리와 합류하자”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앞으로 한국당에서 뛰쳐나올 의원이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탈당을 부채질하고 있다.

조 의원의 이런 발언 이면에는 최근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이 “2월에 선출될 당 지도부가 현역 의원 21명을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한 이번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고 당 안팎에서 함부로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나무만 본 것”이라며 “한국 정치를 그 정도 수준으로 보는 것은 정치 폄하이며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데서 비롯됐다고 볼 수가 있다. 김 비대위원장이 당협위원장에서 배제된 현역의원 21명에 대해서는 차기 공천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미리 쐐기를 박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당협위원장이나 차기 공천 등 구제의 기회가 막히면 이들 의원의 상당수가 제 발로 당을 뛰쳐나와 TK를 근거지로 하여 대한애국당과 호흡을 맞추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체적인 정가의 여론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당면하고 있는 현실이 어떠한지를 한국당은 간과를 하지 말아야 한다. 내 앞의 조그마한 이익을 위해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는 작금의 문제점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계파 싸움에 밤낮으로 ‘네 탓’ 운운하며 당면한 민생 문제를 외면하고 지금과 같은 아집과 독선으로 날을 지새운다면 한국당의 미래는 없는 것이다. 국민도 한국당의 집안싸움에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 모처럼 당의 지지도가 조금씩 오르고 있는 지금 더 이상 계파 싸움의 소리가 나오지 않아야 하며 더 이상 여의도 주변에서 신당설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 이제부터는 당 비상대책위원회에 힘을 실어 주고 오는 2월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환골탈태한 당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보수 한국당을 바라보고 있는 많은 국민을 위해서도, 또 좌파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이 나라가 옳은 길로 나아 갈 수 있도록 정치력을 발휘해 주기를 국민은 학수고대하고 있다.

최병국 고문헌연구소 경고재 대표·언론인
김선동 kingofsun@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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