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반대' 20일 하루 파업···업계 "생존권 위협…대책 요구"
대구시 "교통수단 문의 많아"

대구지역 택시업계 ‘카카오 카풀 반대’ 총파업으로 택시운행이 중단된 가운데 20일 오전 대구 동구 신암동 동대구역 앞 택시 승강장에 대구시 관계자가 시민들에게 버스와 지하철 이용 안내를 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대구지역 택시업계가 하루 동안 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다.

20일 오전 8시 동대구역 광장 앞 택시 정류장은 썰렁했다. 평소 50m 정도 늘어섰던 택시 행렬은 파업 시작과 함께 감쪽같이 사라졌다.

서울과 대전, 부산 등 각 지역에서 대구를 찾은 방문객들은 이미 파업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듯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파업 소식을 몰랐던 일부 방문객들이 택시 정류장을 찾아 기다리는 등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파업 사실을 뒤늦게 안 한 직장인은 급하게 스마트폰을 꺼내 들며 목적지 향하는 버스와 지하철을 알아봤다. 허모(31·서울) 씨는 “서울만 파업하는 줄 알았다. 서둘러 가봐야 한다”며 지하철역으로 달려갔다.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했던 시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택시를 이용하지 못한 시민들이 몰리면서 일부 버스와 출근 지하철은 탑승객으로 만원이 됐고 버스는 수많은 시민이 승하차하면서 운행이 조금씩 지체되기도 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시계와 버스운행 안내판을 번갈아 보며 조급한 모습을 보였다. 카페를 운영하는 황모(41·여) 씨는 “버스가 평소보다 늦게 오는 것 같다”며 “가게 문 열어야 하는 시간을 못 맞출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이날 대구 택시 운행률은 0%에 가깝다. 택시업계에서는 카카오 ‘카풀 서비스’ 도입이 생존권 자체를 위협하는 만큼, 법인·개인택시 운전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덕현 대구법인택시조합 전무는 “파업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겠지만, 그만큼 대구 지역 택시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다”며 “국토교통부에서 파악한 전국 택시 운행률 70%는 시·군 등 농어촌 지역까지 합한 수치고 광역시는 대구와 같이 모든 운행을 중단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과 인천, 경기도와 같이 카풀 서비스를 체감하는 택시업계에서는 개인택시 매매 가격이 2000만 원이나 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파업에도 대책이나 협상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전국 택시업계는 또다시 활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택시업계가 파업한 동안 큰 불편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일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을 수 있지만, 택시 파업에 대한 다양한 홍보로 대부분 시민이 다른 이동 수단을 찾은 것 같다”며 “관련 민원도 54건인데, 다른 교통수단과 길을 물어보는 문의성 민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북지역의 택시 운행은 전날과 비슷한 수준을 보여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지 않았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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