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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한 수필가
연말연시가 되면 동창회니 산악회니 각종 모임에 송년회를 곁들여 결산과 회장단 선출로 바쁘다. 설레고 허전하여 아쉬움을 달래려 노래와 춤을 겸비한 뒤풀이를 한다. 요즘 노래나 춤, 가수나 무용수 뺨치도록 잘도 부르고 잘도 놀고 흔든다. 일 할 때는 열심히 일하고 잘 먹고 화끈하게 노는 부러운 모습이 피로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린다. 올 때도 빈손, 갈 때도 빈손, 세상사 허무하다. 인생살이 따지고 보면 잘 벌어 잘 먹고 사고 안 치고 잘 놀면 장땡이다.

환갑 지난 노인들이 제일로 여기는 것은 경제력이 되고 잘 씹을 수 있다면 행복하단다. 연금이나 사는 집이 효자라고 자녀나 가족에게 생활비 달라고 안 매달리는 것도 행운이다. 돈으로 당장 먹을 수 있으니까 몸과 마음이 편하니 걱정 덜고, 덜 아파 일석이조라고 넋두리를 한다. 돈 되는 공적연금 받거나 고가 아파트 연금대출 늘어난다. 자식상속보다도 백세시대 본인 스스로 자기 살길 챙긴다.

세상은 살기 좋아졌다.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먹는 것부터 청소. 목욕까지 도우미 부르면 만사 OK니 자식이 모시니, 안 모시니 눈치 볼 것 없어 서로 부담 안주니 누이 좋고 매부 좋다. 잘사니, 못사니 해도 보릿고개가 있었던 어린 시절 생각하면 배부르고 등 따뜻한 소리다.

살만하고 여유가 생기니 한눈판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때는 돈벌이로 먹고 살아갈 가족 생각뿐 이었는데 결혼시키고 퇴직하니 남는 게 시간이라고 나사가 느슨하게 풀려 인간이 동물의 본능이 드러나 끝없는 욕망을 좇으며 시간을 보낸다. 마슬로우는 인간욕구 5단계 설에 낮은 단계 의식주가 충족되면 애정의 욕구가 생기고 충족되면 더 높은 수준의 다음 단계의 욕구를 좇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인간의 욕망이란 충족되는 순간 이미 욕망이 아니기 때문에 또 다른 새로운 욕망을 꿈꾼다.

먹는 것이 해결되니 놀고 싶은 것이 인간의 욕망이다. 노니 더 놀고 싶고 즐기려고 유혹하며 대든다. 손에 반지처럼 들고 다니는 인터넷 스마트폰에 들어가면 쉽게 성(性)을 소재로 야동과 야설로 도배되어 있다. 자칫 중독되어 파고들면 허약한 사회기강이 가정근간을 뿌리째 흔들기에 안 보려고 애쓰고 단속도 해야 한다. 간통죄 폐지로 시대적인 흐름과 예술이란 명분으로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방관이 모럴이 무너져 기강과 권위상실로 식물가정과 사회를 자초한다. 더하면 망하고 덜하면 본전이다.

외설물 한번 보면 망막에 녹화되어 평생 가며 결과적으로 자기 가치관도 정립이 되지 않는 감수성이 예민하고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들이 따라 하고 동경하게 할 소지가 다분해 정숙하고 얌전하면 시대에 뒤떨어지고 바보 취급받는 세상으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엿장수 마음대로 어처구니없는 발상이 다분히 위험하다.

들뜨고 설레는 연말 모임 뒤풀이 잘하면 재충전의 약이 되지만 불륜과 퇴폐로 빠지면 재충전의 독이 되고 단란한 가정까지 파괴하는 핵폭탄이다. 가정을 지키는 힘은 도덕과 윤리임은 동서고금을 통하여 익히 알고 있는 진리이다. 홍수처럼 무분별하게 밀려드는 외래문화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우리의 문화에 맞는 성도덕 확립하자. 붕 뜨는 연말연시 방황하기 쉬운 가정의 파수꾼으로 재무장하고 가족을 지키는 멋진 버팀목이 많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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