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에도 '발암' 사진 부착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에서 관계자가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그림이 변경된 전자 담뱃갑 바코드를 찍고 있다. 연합
앞으로 모든 담배에는 새로 제작된 경고그림과 문구가 부착되고,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암 유발을 상징하는 경고그림이 표시된다.

보건복지부는 23일 “담배 제조·수입업자는 오늘부터 출고되는 담뱃갑에 새로운 경고그림과 문구를 붙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6년 12월 23일 경고그림 표시 제도를 시행하면서 2년마다 그림을 교체하기로 했다. 동일한 경고그림으로 인해 경고 효과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새 경고그림은 암으로 뒤덮인 폐사진 등 실제 환자의 병변과 적출 장기, 수술 후 사진을 이용하는 등 표현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궐련담배용 경고그림은 총 10종이다.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 간접흡연, 임산부 흡연, 성기능장애, 조기 사망, 치아변색 등 10개의 흡연 폐해 주제를 담고 있다.

전자담배용 경고그림의 수위도 세졌다. 액상형 전자담배(니코틴 용액 사용)에는 니코틴 중독 가능성을 상징하는 쇠사슬이 감긴 목 사진이 부착되고,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암 유발 가능성을 표현하는 암 덩어리 사진이 쓰인다.

경고그림뿐 아니라 문구 역시 보다 간결하고 명확하게 흡연의 위험을 알리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기존의 경고 문구가 흡연이 각종 질병을 초래한다는 사실 전달에 치중했다면, 새로운 경고 문구는 질병 발생이나 사망 위험 증가 정도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고, 흡연의 손실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전자담배용에는 ‘니코틴에 중독, 발암물질에 노출’이라는 경고문구가 공통으로 들어간다.

경고그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가장 효과적인 금연정책 중 하나로 2001년 캐나다를 시작으로 현재 세계 105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국내 흡연율은 1998년 35.1%에서 점점 하락해 2014년 24.2%로 떨어졌고, 2015년 1월 담뱃값 2000원 인상의 영향으로 그해 22.6%까지 하락했다. 이어 2016년 23.9%로 반등했다가 지난해 다시 떨어젔다.

남성 흡연율은 전년보다 2.6% 하락한 38.1%로 역시 역대 최저치다. 여성 흡연율은 6.0%로 전년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복지부는 흡연 경고그림과 금연구역 확대 등의 비가격정책이 지난해 흡연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기존에 출고된 담배의 유통을 고려하면 새로운 경고그림이 부착된 담배는 내년 1월께 소매점에서 본격적으로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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