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께 감사…날 돌아보는 시간 갖고파"

▲ 박후서 포항북부경찰서 형사과장. 27일 퇴임식에서.
박후서 포항북부경찰서 형사과장(60·사진)이 27일 퇴임식을 갖고 39년 간 경찰생활을 마무리했다.

강산이 4번 바뀔 동안 오직 사건 현장 일선에서 범죄 해결에 전념한 온 박 과장은 “돌이켜 보면 한 순간과 같은 공직생활이었다”고 회상했다.

퇴임식을 하루 앞둔 마지막 업무날인 26일에도 박 과장은 형사과 사무실을 지키며 범인 검거 현황을 살피고 후배 동료들과 허물없이 농담과 대화를 하고 노하우를 전수했고, 퇴임식에도 후배들의 석별의 말에 감회에 잠겨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만 39년간 경찰로 재직하며 이 중 32년을 형사·수사 업무에 매진한 ‘현장통’ 박후서 과장에게 ‘노마지지(老馬之智·연륜이 깊으면 장점(長點)과 특기(特技)가 있는 것)’, 삶과 세상사는 지혜를 물으니 “농사로 치면 한가한 겨울에 미리 준비를 해 둬야 이후 농번기에 씨를 잘 뿌리고 수확이 많은 것처럼 수사·형사도 미리 기획과 준비를 잘해야 한 해 농사가 잘 된다”고 조언했다.

봉화 출신인 그는 1980년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한 뒤 포항남부경찰서 형사계장, 지능범죄수사팀장, 울진·봉화 수사과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박 과장은 지난 2000년 3월 전국 조폭 단속실적 1위로 청룡봉사상을 수상하고 특진을 한 바 있으며, 중요범인 검거 등으로 국무총리·국방부 장관 표창도 수여한 베테랑 형사다.

그는 “소통이라는 것이 쉽지만 어렵다. 선배가 더 솔선수범하고 더 인내를 하고, 후배는 선배의 경험을 존중하고 더욱 열심히 하면 된다”라며 “서로 마음을 맞춰 함께 일한 선후배님 모두에게 감사를 드리고 소명 의식을 갖고 시민 치안과 민생 안정을 노력하길” 당부했다.

박 과장은 “39년간 쉴새 없이 일에만 몰두하다 보니 퇴임 후 인생 2막이라고 해도 우선은 다른 일을 할 생각은 없다”며 “당분간은 미국에 있는 딸의 집에 가서 휴식을 취하고 가족과 시간을 나누고 사람을 조금 덜 만나고 저 스스로를 돌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후서 형사과장은 “모든 사건은 범죄 현장이 가장 중요하며 해결 실마리를 찾을 ‘증거의 보고’와 같은 곳”이라며 “한순간도 놓치지 말고 절대로 허투루 보면 안 된다.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갖고 모든 후배들이 열심히 일에 임해 주길 바란다”고 후배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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