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에서 50대 남성이 뺑소니 차량에 치인 뒤 14시간 동안 방치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28일 전남 광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6분께 A(51)씨의 남편이 112에 전화를 걸어 “아내가 어제 저녁 도로에서 뭔가를 친 것 같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A씨와 함께 광양시 봉강면 사고 지점을 찾아가 도로에서 60㎝가량 떨어진 배수로에 머리를 다친 채 숨져 있는 B(54)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보행자를 차로 친 뒤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숨지게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로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전날 오후 6시 47분께 이 도로에서 60㎞/h 속도로 자신의 SUV 승용차를 운전하다 B씨를 치고 달아난 혐의다.

A씨는 경찰에서 “도로에서 뭔가를 충격해 차를 세우고 나가보니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해 그냥 귀가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날이 어두운 시간이었다고 해도 운행 속도와 일반적인 운전자 인지 능력 등을 고려하면 A씨가 사람을 친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B씨의 부상 정도 등을 감안했을 때 사고 직후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면 B씨가 사망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부검을 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A씨에 대한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정상으로 나왔지만, 사고가 발생한 지 14시간이 지나 측정한 결과인 만큼 행적 조사를 통해 음주운전 여부 등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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