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제8대 대구시의회가 올해 7월 출범한 지 6개월이 훌쩍 지났다. 내일이면 새해를 맞는다.

그동안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까지 마무리했다. 대구시의회는 전체 30명 중 재선 2명, 3선 2명뿐이다. 나머지 26명은 초선이다. 역대 어느 때 의회보다 초선의 비율이 높다.

이들 초선 의원들의 상임위 활동은 공부하고 노력하는 흔적들이 엿보인다. 청년센터나 청년 팝업 레스토랑 등 청소년 정책을 현장 방문을 통해 증거를 들이대며 한 질문들은 집행부를 곤혹스럽게 했다. 또 컬러풀 축제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예산편성의 허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예리하고도 날카로웠다.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 등 상임위원회 활동 외에 의원들의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척도가 시정 질문이다. 그런데 이 시정 질문이 너무 지엽적이고 편협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모 의원은 시정 질문을 통해 교통혼잡, 지역 경제 위축 등으로 도시환경이 낙후되고 삶의 질이 향상되지 못하고 있다며 특정 지역의 당면한 문제점과 교육환경 낙후성을 지적했다. 그는 이에 앞서 5분 자유발언에서도 산업단지 재생사업의 효율성 등을 따졌다. 모두 자신의 지역구에 관한 것이었다.

또 다른 한 의원은 대구운전면허시험장의 조속한 이전과 강북소방서 신설을 요구했다. 그는 또 어린이 과학체험관을 건립할 경우, 지역의 균형개발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사실상 자신의 지역구에 건립을 주장했다.

시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현안을 질문하지 말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중요한 건 당연히 해야 한다. 그러나 시정 질문 할 때 전체적인 현황부터 집어가면서 자신의 표밭으로 방향을 좁혀가는 게 바람직하다. 구·군의원이 아닌 광역시 의원이기 때문이다.

5분 자유발언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A 의원은 자신의 선거구에 제지 공장이 들어서 공해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만큼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는 벌써 언론에 몇 차례 보도된 적이 있다. 또 국립 어린이과학체험관을 자신의 지역구에 유치를 주장했다.

B 의원은 특정 지역의 용도지역 상향 조정을, C 의원은 혁신도시에 일반고 신설 등을 강조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의원도 있다. 수성구 출신의 모 의원은 대구 중앙도서관의 존치와 기능 강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지역구와 상관없는 현안을 질의한 의원은 보기 드물었다.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도 편협된 질문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어느 상임위원장은 동료의원들에게 5분 자유발언이나 시정 질문 내용을 특정 지역구, 특히 자신의 지역구에 한정시켜서 하지 말고 대구시 전체로 확대해서 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몇 차례 했다고 했다. 그러나 잘되지 않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대구시의회 의원 대부분이 초선이다. 이 가운데는 구의원 경험이 있는 의원도 있고 지방의원이 처음인 의원도 있다. 민주당 소속 의원 4명이 활동하고 있다. 당초의 우려와는 달리 대구시의회 의원들 간의 소통은 무난하게 잘 이뤄지고 있다. 곧 새해가 시작된다. 시민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지난 6개월 동안 의정활동의 성적표를 스스로 엄중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박무환 대구취재본부장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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