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사다난했던 2018년이 우주의 수많은 별처럼 빠르게 지나간다. (아듀 2018 캐논 1DX Mark II 렌즈/16-35mm f/2.8L B셔터로 약 3시간 장노출 촬영 후 레이어 합성)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어디로 갈 것인가 궁리하며 서 있었다. 새벽의 겨울바람이 매섭게 불어왔다. 바람 소리가 먼 데서부터 몰아쳐서 내가 서 있는 창공을 베면서 지나갔다.’

우리는 모두 길 위에 서 있는 인생이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팍팍한 삶 속을 파고드는 고독한 벌판에 홀로 서 있는 존재다. 길 위에서 진인(眞人)을 찾아가는 수행자와 다를 바 없다. 진인은 어디에 있을까, 길 위에서 길을 묻는다. 깊은 어둠도 걷다 보면 새벽을 맞이한다. 인생은 시간과 기억의 파노라마다. 지나간 무술년은 유난했다.

무술년은 겨울 벌판에서 봄을 기다리는 심정이었다. 촛불이 거리를 뒤덮으며 새로운 세상을 꿈꿨다. 다가올 세상은 천국일 듯한 착시현상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길 위에서 방황하며 그토록 꿈꿔왔던 진인을 드디어 만날까 하는 희망의 무지개도 선연했다. 그러나 새 세상은 꿈꿔왔던 세상이 아니었다. 힘든 삶은 여전했다. 생존을 향한 아우성이 그들의 구호에 묻혀 버렸다. 참혹했다. 메아리조차 들리지 않은 삶을 향한 절규는 독백이 된 지 오래다. 어디에서도 빛이 보이지 않는 긴 터널이다. 희망을 누구에게 의지한다는 게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뼈저리다. 희망은 타인과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있다는 깨달음을 한 해의 끝에서 비로소 깨닫는다. 진인은 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을.

또다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무술년과 기해년의 경계에 섰다. 내일이면 희망의 태양이 솟아오를 포항 호미곶 광장 연오랑세오녀 상 위로 찬란한 별빛이 희망처럼 우주에 펼쳐져 있다. 

글 / 곽성일 기자 
사진 / 이은성 기자

곽성일·이은성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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