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한 수필가
전국노래자랑이나 열린 음악회, 가요무대에 온몸으로 열창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응원하는 관중이 되어 따라 부르고 어깨가 들썩한다. 음악이 속세에 힘든 굴레에서 벗어나고 피로를 회복하는 보약이다. 드라마나 운동경기도 열연하는 묘기나 동작에 몰입이 자신이 착각하여 주인공이 되어 환호와 탄식도 번갈아 지른다. 우리가 즐겨듣는 노래, 드라마나 운동경기도 따지고 보면 다 희로애락의 인생 이야기로 심신이 나도 몰래 빨려들어 기쁨과 슬픔을 달래며 인생이 익어간다. 그러려고 다들 열중하며 열심히 달린다.

몇 해 전 TV를 보니 일본의 규슈 지방의 라면집은 한 장소에서 80여 년 전통을 3대가 고스란히 자랑스럽게 가업을 지키며 꾸준히 이어오는 장면이 떠오른다. 온갖 정성과 솜씨로 고객이 늘 자주 찾아 주고 국물까지 안 남기고 맛있다고 다 비울 때가 사는 보람이라며 내가 정말 열심히 했구나 하면서 감동 먹었다고 말한다. 내가 그래도 “이 세상에 구성원 일원으로 기여도 하고 있구나”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흐뭇해하는 장면을 보았다.

비록 라면 한 그릇에 우리나라 돈으로 불과 단돈 몇천 원에 불과하지만 오랫동안 밤낮 내 삶의 전부로 생각하며 혼신의 정성과 열정에 장인정신까지 쏟아 부은 소박 하면서도 수수한 아름다운 삶의 본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천차만별에 각양각색의 다양한 직업에는 서열도 계급도 귀천도 없다. 다만 자기 분야에 얼마나 열중에 열심히 하여 노하우를 개발하고 최고의 전문가로 자타가 인정해주고 고객이 자주 찾아줄 때 생업이 고유 전통가업 명인이 되어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소질과 재주도 어떤 이는 100% 이상 발휘하여 주위를 즐겁게 하는가 하면, 누구는 10%도 겉으로 나타내지 못해 분위기가 딱딱하고 어색할 때가 있다. 물론 주변 환경과 성격 탓이라고 하겠지만 너무 넘쳐도 교만에 빠져 안 되지만 너무 점잖아도 썰렁하니 열심히 하고 실제로 열심히 하려는 자기 PR로 속도를 내자. 비지땀 나듯 열중한 모습의 박력이 멋지고 활기차다.

공직 마지막 상주읍장으로 정년퇴직한 선친이 항상 나에게 항상 하시던 ‘열심히 해라’ ‘후회된다’는 두 마디 말 살아보니 맞고 마음에 담아 묵독하며 평생 같이 간다. 하늘나라 가기 전에 만인이 남긴 ‘후회된다’ ‘용서해라’ ‘부탁한다’는 세 마디 말 되풀이 안 하려고 열심히 살련다. 열심히 하면 후회할 일이 없어 자동으로 용서해라 부탁한다는 말도 안 나온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지만 자기 분야에 전문가가 되라는 주문과 질책의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은총과 축복을 받고 어렵게 한세상에 태어났으면 단 한 번뿐인 인생을 희미하게 살 것이 아니라 일에 고민하고 열중하며 야무지게 살자. 지구 상의 자기 역할과 몫을 찾고 남을 위해 베풀고 기여하는 것이 만물의 영장 사람이다. 주변과 어울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인간에게 주어진 소명이다.

행운의 황금 돼지해 새해 다들 편안하고 하고자 하는 일에 애정과 열정으로 최선을 다하자. 꾸준하게 묵묵히 열심히 사는 모습이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빛나고 값지고 아름답다. 열심히 하면 후회 할 일 안 만들어 용서하고 말고 할 것 없고 또 부탁할 명분조차 사라진다. ‘청탁 제로(Zero) 문재인 정부’ 동참하는 새해 시작부터 ‘도랑 치고 가재 잡는’ 땡 잡은 행운이라고 덕담하면서 희망에 찬 새해 맞이하자.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