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정치지형 속에 '금배지 지망생'들 "약진 앞으로"

2019년 새해가 밝으면서 내년 4월 15일 열릴 예정인 제21대 총선을 향한 경북지역 정치권의 물밑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열린 국회 본회의 모습.경북일보DB
기해년 새해가 밝으면서 전국이 2020년 4월 15일 열린 21대 총선체제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북지역 정가도 술렁이기 시작했다.

경북지역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한국당이 13개 선거구를 싹쓸이한 데 이어 국정농단사태가 일어난 직후 인 2017년 상주·군위·의성·청송 재선거, 2018년 김천시 보궐선거까지 쓸어담는 등 전국 유일의 보수유일 체제를 지켜왔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출신의 장세용 구미시장이 탄생한 것은 물론 도지사 선거를 비롯한 여타의 선거에서 막강한 바람을 일으키며 경북 정가 역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는 비단 구미시장선거뿐만 아니었다.

경북도지사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후보가 무려 34.32%의 득표율을 거두는 상황이 벌어졌다.

오 위원장은 제6회 선거 당시 14.93%에 불과했고,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득표율도 21.73%에 그쳤었던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무려 12%p 이상의 득표율을 끌어올렸다.

이는 곧 그동안 ‘자유한국당 깃대만 꼽으면 당선된다’던 등식이 깨졌다는 점에서 보수진영에 충격을 줬다.

이런 정치적 배경 속에서 지난해 12월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일어나 파격적 행보도 지역 정가에 큰 변화를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유한국당은 지난해 12월 15일 무려 21명의 현역 의원에 대한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했으며, 경북지역에서는 최경환(경산시)·김재원(상주·군위·의성·청송) 이완영(고령·성주·칠곡)의원이 이름을 올랐다.

특히 최경환·김재원 의원은 향후 당협위원장 공모대상에서까지 제외시키는 철퇴가 내려졌다.

하지만 한국당의 쇄신 행보는 오는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서 당 대표가 확정되면 다시 한번 광풍이 불 개연성이 높다.

지난 인적쇄신에서 배제된 인사들에 대한 추가 제제 가능성과 지난해 지방선거 패전지역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전대 과정에서 친박·비박간 세력싸움이 격화될 경우 당 내분 가능성도 점쳐지기 때문에 21대 총선을 앞둔 경북의 정가는 그야말로 혼돈상태인 가운데 조금씩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도내 13개 지역구별로 거명되는 인물들을 살펴본다.

△포항남·울릉

포항남·울릉 선거구는 재선의 박명재 의원이 3선 도전을 기정사실화 한 가운데 허대만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이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진 상태여서 2파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박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71%의 압도적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당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지난해 포항시장선거에서 42%의 득표율을 거둔 허대만 위원장의 기세가 만만찮은 상황이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이강덕 포항시장이 출사표를 던질 수 있을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지만 박명재 의원이 자리를 지킬 경우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동안 꾸준히 국회의원 도전장을 들고 있던 김순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 역시 나름대로 활동을 펼치며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으며, 김성열 전 행정자치부 차관 등도 저울질을 하고 있다.

△포항북

포항북 선거구는 김정재 현 의원이 롱런채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박승호 전 포항시장과 더불어 민주당 오중기 위원장의 도전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20대 선거 당시 무소속 박승호 전 시장에게 겨우 6000표 차로 승리한 데 그쳤고, 12.71%의 득표율에 그쳤던 오중기 위원장은 지난 경북도지사 선거를 통해 입지를 더욱 높였다.

오 위원장은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정의당 박창호 경북도당위원장과 손을 잡을 경우 강력한 3파전 양상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지난해 지방선거 공천에서 탈락했던 허명환 전 청와대 비서관과 모성은 한국지역경제연구원장, 서장은 전 히로시마 총영사 등도 상황에 따라 출마 가능성이 높다.

△경주시

경주시는 재선을 노리는 김석기(64) 의원을 비롯 정종복(68) 전 국회의원·임배근(65) 민주당경주시지역위원장·최양식(66) 전 경주시장·전충렬(64) 대한체육회 사무총장·박병훈(54) 전 경북도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이름이 올라 있다.

여기에 율사 출신의 50대 2명도 청년층 추천으로 거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지방선거에서 22.38%의 득표율로 기록한 임배근 민주당 경주시지역위원장, 그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2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한 박병훈 전 도의원도 부지런히 지역을 돌아다니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마한 최양식 전 시장도 측근 및 지인들과의 접촉 시간을 넓히며 재기를 노리고 있으며, 권영국 전 민변노동위원장·이중원 전 KT감사도 이름이 오르내린다.

△구미갑

자유한국당의 경우 진박으로 분류되는 백승주 현 의원의 지지세가 주춤한 가운데 지난 지방선거 구미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과 김성조 전 국회의원, 20대 총선 당시 백승주 의원과 공천경쟁을 펼쳤던 구자근 전 도의원도 거명된다.

구 전 도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난 20대 총선에서 청와대 공천 개입정황이 드러나면서 피해자 중 1명으로 지목받고 있으며, 현재 중앙정치권과의 활발한 인적교류로 정치적 무게감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민주당은 김철호 현 구미 갑 지역위원장과 박종석 전 아성병원 이사장, 김봉재 전 강남병원 원장 등이 거론된다.

△구미 을

자유한국당은 장석춘 의원의 재선 도전에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 김찬영 경기도 청년정책보좌관 등이 거론된다.

여기에 남유진 전 구미시장의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현권 현 의원(비례대표)이 일찌감치 사무소를 차리고 총선을 준비 중이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추병직 전 건교부 장관 외에는 뚜렷한 경쟁 상대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구미을 지역은 지난해 민주당 시장을 당선시킨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는 만큼 경북 도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당은 지난해 구미시장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물을 개연성이 높아 향후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김천시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한국당 송언석 의원이 당선됐지만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무소속 최대원(고려장학회 이사장)후보와 500표 차도 나지 않는 힘겨운 승리였다.

이런 가운데 박보생 전 김천시장이 출사표를 던질 경우 아직 제대로 기반을 갖추지 못한 송의원에게 가장 무서운 상대가 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여기에 지난 보궐선거에서 석패한 최대원 후보가 리턴매치를 들고 나올 경우 본선 승부 역시 또 한번 결과를 알 수 없는 박빙의 결투를 벌여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근간 마땅한 후보를 확보하지 못한 더불어 민주당이 이들 중 1명을 영입할 경우 그야말로 용호상박의 상황이 벌어질 전망이다.

△경산시

최경환 현 의원(한국당)이 특활비 뇌물수수혐의로 구속돼 항소심이 진행되면서 차기 주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거명되는 사람은 이덕영 전 경산당협위원장·황상조 전 경북도의회 부의장·안국중 전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이권우 전 국회사무처 관리관·안병용 여의도 연구원 지방자치위원장·윤두현 전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이천수 전 경산시의회의장·임승환 한국사이버복지대학 부총장 등 8명에 이른다.

또 김성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도 당협위원장 공모에 도전장을 내면서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찬진 민주평통 경산시협의회장·변명규 전 제19대 대통령 후보 문재인 조직특보·김윤식 경산지역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떠오른다.

△영천·청도

영천시는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영천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최기문 후보에게 패배한 뒤 이만희 현 의원이 한국당 내외부에서의 위상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지방선거 공천 후유증이 이어지면서 교체여론으로 이어져 21대 총선 공천이 본격화되면 책임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

이 의원이 자리를 뺄 경우 대안으로 떠오르는 사람은 김장주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원장(전 경북도행정부지사)과 김경원 전 대구지방국세청장 등이 있다.

민주당은 정우동 지역위원장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지지율 35%로 지역 2명·비례 1명 등 3명의 시의원을 배출했지만 계파갈등 등으로 내분이 이어지면서 아직 확실한 대세를 굳히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안동시

안동시는 김광림 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삼걸 전 행안부차관, 바른미래당 권오을 전 국회의원 간 3판전이 예상된다.

여기에 18대 총선 당시 서울 광진갑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던 권택기 전 의원, 장대진 전 경북도의회 의장, 김명호 경북도의원도 이름을 올려놨다.

특히 한국당은 지방선거 공천 결정 과정에서 이반한 민심의 향배가 21대 총선에서도 큰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해 안동시장 선거에서 31.74%의 득표율을 보인 민주당 이삼걸 전 행안부 차관은 21대 총선에서 가장 큰 바람을 일으킬 전망이며, 권오을 전 의원은 일찌감치 총선체제를 공식화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가 김광림 의원과 3파전을 펼칠 경우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는 상황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상주·군위·의성·청송

지난 2017년 재선거에서 국회 재입성에 성공했던 김재원 의원이 자유한국당으로부터 당협위원장 박탈 및 추후 공모 배제 처분을 받으면서 큰 변수로 떠올랐다.

재선거 당시 의성 출신인 김재원 의원 공천에 인구가 가장 많은 상주시민들이 크게 반발했었다.

그러나 김 의원은 21대 총선에 주력하기가 쉽지 않게 됐지만 당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영문 현 한국당 당협위원장이 상주시민들의 공감대 속에 청송·군위지역까지 세를 넓혀가며 강력한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20대 총선에 당선됐다가 낙마한 김종태 전 의원도 절치부심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민주당은 김영태 상주시지역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영주·문경·예천

최교일 현 국회의원과 이한성·장윤석 전 국회의원 등 전·현직 의원간 대결구도가 전망되는 지역이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역구내 한국당이 공천한 3개 자치단체장이 모두 승리하면서 최교일 의원이 가장 유리할 것이란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이한성 전의원은 지역구를 누비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당적이적(바른미래당) 등이 걸림돌이 되는 데다 문경·예천지역의 지원군(정치군)도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윤석 전의원도 영주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개소하며 절치부심의 각오로 지역구 표밭다지기에 나서면서 지지자들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영덕·영양·봉화·울진

영덕·영양·봉화·울진 선거구는 터줏대감인 강석호 현 국회의원의 강세 속에 도전을 저울질하는 잠룡(潛龍)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우선 박근혜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홍보수석실 춘추관장을 맡은 전광삼 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상임위원은 지난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뒷심부족으로 고배를 마셨다.

20대 총선 대구북갑에 출마했던 박형수 변호사도 고향 출마를 준비 중이며, 김기홍 전 경북의원도 거론된다.

주성영 전 의원은 SNS등으로 통해 소통하며 한국당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는 장성욱 영덕영양봉화울진지역위원장이 출마채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령·성주·칠곡

이완영 현 의원이 한국당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하면서 차기 당협위원장이 누가 될 것인지부터 관심사다.

현재로서는 이인기·홍지만 전 국회의원과 김항곤 전 성주군수, 최도열 국가발전정책연구원장이 당협위원장 공모에 나선 상황이다.

고령이 고향인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도 지금까지는 출마를 부인하고 있지만 언제든 출전 가능하며, 주진우 전 의원의 아들인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와 송필각 전 경북도의회 의장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특히 이 선거구 내 인구가 가장 많은 칠곡군은 진보성향이 강한 곳이어서 더불어민주당의 주 공략지로 떠올라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 1명과 기초의원 4명을 당선시켰지만 아직 특별한 후보군이 마련되지 않은 채 장세호 전 칠곡군수의 출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종욱 기자, 제2사회부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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