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세 불리기·얼굴 알리기 등 '터 다지기' 본격 시동

▲ 문희상 국회의장이 지난해 9월 3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1년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2020년 4월 15일 치러진다. 이에 따라 총선 출마자들은 본격적인 얼굴 알리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는 20대 총선에서 12개 선거구 중 10개를 한국당이 차지했다.

경선 파동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본산인 만큼 싹쓸이를 노렸으나 실패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이 수성갑에서, 당시 무소속이었지만 민주당에 입당한 홍의락 의원이 북구을에서 금배지를 달며 변화의 조짐이 일어났다.

지난 6.13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은 1곳을 제외하고는 광역·기초 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오히려 민주당은 광역·기초 의원 지역구 선거에서 약진하며 한국당 1당 체제를 흔들었다. 민주당은 광역의원 4명, 기초의원 45명 지역구 당선자를 배출, 한국당이 더 이상 철웅성이 아님을 보여줬다.

시장 선거에서도 임대윤 민주당 후보가 39.7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6대 김부겸 후보에 이어 40%에 육박하는 투표율을 보였다.

그런데도 총선에서 민주당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민주당 지지도는 대구에서 최고로 올랐을 때보다 현재 절반가량으로 떨어졌다.

정통적 지지에서 밀리는 가운데 최근 지지도 하락을 회복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렇다고 한국당도 낙관만 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당 지지도가 회복세로 접어든 것은 맞지만 한국당이 잘했다기 보다는 집권 여당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을 받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최근 당협 위원장 교체 등 쇄신 작업을 벌였고 현역인 곽상도 의원과 정종섭 의원이 배제됐다.

하지만 무엇을 쇄신했는지 알 수 없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결국 총선 가변성이 큰 만큼 당에 상관없이 개인 능력을 발휘하고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라도 빠른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지역 12개 지역구별로 총선 준비에 나설 인물들이 누구인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중·남구

중·남구는 현역과 전 구청장 등 거론되는 후보가 가장 많은 지역구로 꼽힌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이 현역이지만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려 재선을 장담할 수 없다. 향후 새 지도부가 출범한 뒤 변화를 기대하면서 지역에서 보폭을 넓히는 등 주민들의 지지를 얻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전직 구청장들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지역구로 꼽힌다. 임병헌 전 남구청장은 한국당 중·남구 당협위원장에 공모한 것으로 전해져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청장 퇴임 당시에도 주민들이 원하면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밝히는 등 총선 도전 의사가 분명하다.

윤순영 전 중구청장도 중구 내 인지도 등에서 뒤처질 게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사단법인 ‘여성과 도시’ 초대 이사장에 오르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등 여성과 도시 재생 전문가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재용 전 남구청장이 중남구지역위원장에 오르면서 출마가 확실시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비록 조재구 현 청장에게 패했지만 31.68%를 득표한 김현철 민주당 남구청장 후보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동구 갑

동구갑 지역구는 현역인 한국당 정종섭 의원의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장 정 의원은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당하는 등 청산 대상으로 몰렸다. 향후 당 지도부가 바뀌더라도 구제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지역 기반이 그렇게 견고하지 않아 부담감이 높은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당내 비례 의원 들 중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같은당 비례대표 김규환 의원이 동구 출마 의지를 밝혔으며 정 의원을 의식, 동구 을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상황이 바뀐 만큼 김 의원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바른미래당을 탈당, 한국당에 재입당을 신청한 류성걸 전 의원도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혀 당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서재현 더불어민주당 상근 부대변인이 출마 의사를 밝혀 6.13 지방선거에서 완성하지 못한 이변을 이뤄낼지 주목받고 있다. 서 부대변인은 지방선거 당시 동구청장에 출마해 33% 득표율을 기록했다. 배기철 현 청장에게 불과 4% 뒤지는 등 강한 인상을 보여줬다.

△동구 을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의 지역구인 동구을도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 전 대표의 거취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바른당 입장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지역구지만 상황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당 자체 지지도가 낮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유 전 대표가 지원한 강대식 후보가 배기철 현 구청장에 밀린 것은 물론 서재현 민주당 후보에도 패했다. 만약 유 전 대표가 한국당으로 복당할 경우 이 지역에 출마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비례 대표인 김규환 의원이 이 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최근 자주 지역을 찾고 있으며 책임당원 모집 등 지역 기반을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서는 이승천 동을지역위원장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이미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섰다. 같은당으로 대구시장 선거에 나섰던 임대윤 전 동구청장도 대구공항 통합이전에 반대에 앞장서며 이승천 위원장과 당내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서구

대구 서구는 ‘총선에 나설 인물이 없다’는 평이 나도는 선거구 중 하나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국회의원이 재선에 성공해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형국이어서 김 의원이 3선에 출사표를 던진다면 무난하게 당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구 지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한 정의당 장태수 대구시당위원장을 빼놓을 수 없다. 장 위원장은 실제 본보와의 통화에서 출마의 뜻을 내비쳤다. 그는 서구의회 3선 경력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후보로도 나서는 등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한 경험을 바탕으로 총선에서 승리할 다짐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윤선진 전 서구청장 후보가 총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전 후보는 지방선거 당시 50.06% 득표율을 기록한 류한국 서구청장을 상대로 28.28%의 지지를 얻었고 이후 총선 준비에 들어가 지역 민심을 얻는 등 표밭을 다지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총선 대결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지역구에서 입지를 다져가는 과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북구 갑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살고, 망하면 인천 산다) 발언으로 당적을 내놔야 했던 정태옥 무소속 국회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한국당 복당 신청서와 북구 갑 당협위원장 공모 신청서를 냈지만, 표면적으로는 녹록지는 않다. 인천과 부천 등 경기와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들의 복당 반대가 심각한 수준이다. 정태옥 의원 때문에 피해를 보기 싫다는 게 이유다. 정 의원이 한국당 당적을 갖지 못하면 21대 총선은 무소속으로 뛰어야 하는 등 어려움에 부닥칠 가능성도 있다.

북구 갑 지역에는 북구청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이명규 변호사가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20대 총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박준섭 변호사와 박형수 변호사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배광식 북구청장과 박빙의 경쟁을 벌였던 이헌태 더불어민주당 북구갑 지역위원장도 차기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정태옥 의원의 복당 여부가 북구 갑에서의 판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구 을

북구 을 선거구는 재선의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버티고 있다.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으로부터 컷오프 탈락이라는 아픔을 당하고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52.33%의 득표율로 당선되는 등 존재감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부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지역민들이 재선까지 기회를 줬는데도 정작 지역 발전을 위해 해 놓은 게 없다는 일부 평가가 그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국당 북구 을 당협위원장을 노리는 서상기·주성영 전 의원과 최근 바른미래당에서 한국당으로 복당한 황영헌 전 KT 종합기술원 상무, 국정원 출신으로 한국당 조강특위 당무감사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범찬 전 여의도연구원 자문위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수성구 갑

2016년 4월 배우 윤세인(본명 김지수)의 아버지가 파란을 일으켰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 수성갑 국회의원이다.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그야말로 보수 텃밭에서 62.3%의 득표율로 4선의 국회의원이 됐다. 김 의원이 차기 대권 주자로 떠오르고 있지만, 21대 총선을 겨냥한 지역구 관리에도 힘을 쏟고 있는 분위기다. 대권으로 향하기 위한 징검다리가 국회의원 자리이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는 김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이후 대권에 도전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에만 매진해 지역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부겸 의원의 아성에 도전하는 이는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과 정순천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이 대표적이다. 김문수 전 서울시장 후보가 맡았던 수성구 갑 당협위원장 공모에는 이진훈 전 청장과 정순천 전 부의장 외에도 남상석 전 한국당 대구시당 안보위원장, 김경동 전 수성구의회 의장도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당협위원장 공모에서부터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고, 21대 총선에서도 또 한 번 맞붙을 태세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수성구청장을 두 차례 역임한 이진훈 전 청장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지역 민심을 잡고 있다고 자부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수성구 을

4선의 주호영 한국당 국회의원이 버티고 있는 수성구 을 선거구는 단조롭다. 더불어민주당 수성을 지역위원장인 이상식 전 대구·부산경찰청장이 도전장을 내밀고 물밑을 다지고 있다.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가 한국당으로 복귀한 주 의원은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인적 쇄신의 칼날을 비켜갔고,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밝힐 정도로 자신감이 가득 차 있다.

두터운 팬층을 지녔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당협 조직도 매우 탄탄하고, 지지층의 결속력이 강하다”며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이 상대적으로 소외 받는 상황에서 주호영 의원을 중앙무대의 큰 정치인으로 만들어서 지역 역차별을 해소하자는 목소리가 높다”고 했다.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민주당 대구시장 경선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음에도 이상식 수성을 지역위원장은 참신하다는 평을 들었다.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등반 모임부터 김장 나눔 행사와 연탄 나누기 행사 등 지역 곳곳을 왕성하게 누비며 밑바닥 인심 얻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집권여당 소속인 데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중앙의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대구발전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젊은 정치신인으로 김부겸 장관의 대를 이어 TK를 대표할 수 있는 확장성과 비전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달서구 갑

대구 달서구 갑 지역은 자유한국당 곽대훈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권오혁 지역위원장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 밖에 총선을 위해 활동하려는 인물들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더는 총선 후보로 나설 다른 인물이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역 정가에서 나돌고 있다. 그만큼 곽 의원의 재선에 도전해 성공할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평가받는 형국이다.

이는 곽 의원의 재선이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인데, 그는 지난 2006년부터 제11∼13대 달서구청장을 역임했고 현 한국당 대구시당위원장까지 맡고 있어 지역 내에서 인지도와 입지 또한 만만찮다. 특히 지난 구청장 선거 시절부터 지난 총선까지 모두 60% 이상 득표율을 얻어 당선됐으며 구청장을 맡아 활동한 시절에도 ‘뒷말이 나오지 않은 인물’로 알려졌다.

민주당 권오혁 지역위원장의 이름이 함께 거론되고 있지만, 당선 경력과 인지도 측면에서 곽 의원에 대적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평가가 나온다.

△달서구 을

달서구 을 선거구는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이어 2차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크게 점치고 있다. 지역 국회의원인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태용 지역위원장의 싸움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이다. 앞서 지난 20대 선거에서는 윤 의원이 득표율 64.41%를 기록, 35.58%를 차지한 김 위원장을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윤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음에도 김 위원장이 거론되는 것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도 김 위원장이 달서구청장 후보로 나섰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이태훈 달서구청장을 상대로 43.67%의 득표율을 차지해 56.32%의 득표율로 당선된 이 청장과 비등한 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민주당 바람이 불었던 지난 지방선거 당시 상황을 감안하고 최근 문 정부에 대한 불만을 고려했을 때 다가오는 총선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선에 도전하는 윤 의원과 재차 총선에 도전하는 김 위원장의 이름이 거론되면서 그 외 인물들은 거론되지 않고 있다.

△달서구 병

달서구 병 선거구가 가장 치열한 지역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비례), 김대진 민주당 지역위원장,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까지 다른 지역구에 비해 거론되는 인물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대 선거 당시 새누리당 소속이었던 조 의원은 66.24%를 득표율로 3선에 성공하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다가오는 총선은 조 의원과 강 의원과의 싸움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4선에 도전하는 조 의원을 상대로 강 의원이 이미 총선을 고려한 활동에 나선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앞서 지난 11월 28일 지역 현안인 두류정수장 이전 후적지 활용방안 시민토론회를 여는 등 지역 주민과의 유대를 쌓기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반면 김 위원장과 김 전 청장까지 가세해 표가 나뉘면 좀처럼 승부를 점칠 수 없다는 의견도 오르내리고 있다.

△달성군

추경호 한국당 의원이 출마가 확실한 달성군은 민주당과 무소속 출마자가 각축을 벌이는 형국이다. 추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조기석 후보, 무소속 구성재 후보와 격돌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만큼 추 의원의 압승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어긋났다. 추 의원이 48.07%의 지지로 당선됐지만 조 후보 14.71%, 구 후보 31.44% 등 구 후보의 약진을 보여줬다.

이후 추 의원은 당내 경제 전문가로 당내 기반을 닦았으며 당협위원장 교체 대상에서도 빠졌다. 이에 따라 다음 총선은 20대 총선의 재판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총선에서 추 의원이 이겼지만 6.13지방선거에서 김문오 현 군수가 무소속으로 57.99%를 득표해 체면을 구겼다.

또한 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이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변수가 될 전망이다.

자천타천으로 이름을 올렸던 김문오 현 군수는 출마 의사가 없다고 확실히 밝히면서 후보군에서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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