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
2019년 세계 경제는 신흥국이 성장을 이끌어 3.0% 후반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소비와 투자를 중심으로 잠재성장률을 초과하는 성장을 보였던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재정확장, 통화완화 정책의 효과가 줄어들면서 성장세가 둔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내수중심 성장으로 경제구조를 개혁하면서 6% 중반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고 한다. 미·중 무역분쟁, 통상마찰, 다자간 무역협정의 쇠퇴 등 미국발 세계 무역질서 재편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모든 것이 우리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경제를 살펴보자.

1997년에는 외환위기는 환율의 문제였고 2008년 금융위기는 금융의 문제였으나 2018년부터는 실물경제의 문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겪어온 것이 개별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지금부터는 산업 전반에 나타나는 문제이다.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기까지 조금의 시간은 있겠으나 진행되고 있는 내수경기의 위축과 수출 증가세 둔화는 어려운 상황을 더 빨리 앞당길 수도 있다.

현재 우리 경제는 내수부진을 수출이 보상해 주고 있지만 수출 대상국가의 사정 악화로 올해 수출 증가율이 작년의 절반 수준인 3.1%로 둔화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또한 정부 주도의 재정지출 방식의 성장은 한계에 도달해 민간부문을 위축시키는 유동성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반도체 중심의 일부 업종이 견인하고 있고 일자리 증가가 동반된 성장이 없는 상태에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완화, 가계부채 증가 등은 우리 경제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여기에다 우리 경제가 의지하고 있는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한 대내외 여건이 불안정하여 생산, 투자, 고용 등 희망을 걸 수 있는 거시경제 지표도 없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제품들의 수출 부진, 산업별 격차 확대로 인해 제조업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설비투자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과잉공급 수준에 이른 주택시장도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소득감소와 부채증가, 경기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민간소비도 감소하고 소비심리까지 크게 떨어진다면 경제상황은 불안해지고 결국 체감경기를 더욱 차갑게 만들게 될 것이다. 다만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보이지만 위축된 경제를 확장시킬 수 있는 힘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실물경제의 불황은 주력산업을 어렵게 하고 연관산업의 부진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자동차, 섬유 등 기존 주력산업의 가격·기술 경쟁력 강화와 신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는 전략적 지원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근로조건의 경직성과 비효율성을 완화하여 지역기업이 혁신성장으로 갈 수 있는 발판 마련이 요구된다. 또한 인적 자원 양성 활용과 재배치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이 조화로운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인적자원과 물적 자원의 재배치와 관련 시스템구축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소득주도 성장에 민간부문의 혁신성장이 이루어지도록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효과적인 정책 방향 제시가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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