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톱무좀(손발톱진균증)은 곰팡이균이 손과 발톱에 감염되는 질환으로, 손발톱 관련 질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손발톱무좀으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6년에만 연간 118만명에 달했다.

손발톱무좀은 곰팡이균이 손발톱을 파고들어 살기 때문에 피부 각질에 생기는 일반 무좀보다 치료가 힘들다.

일반적인 피부 무좀이 발가락에 가려움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손발톱무좀은 증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때문에 무좀에 걸린 줄도 모른 채 지내다가 손톱과 발톱의 광택이 없어지고, 색깔이 누렇거나 하얗게 또는 검게 변하고 나서야 알아채기 일쑤다.

하지만, 이 질환은 손발톱이 주변 살을 파고들어 염증을 유발하기도 하고, 가족에게도 전염시킬 수 있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지금까지 손발톱무좀의 발병에는 나이, 성별, 만성질환, 흡연, 면역 이상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에는 하지정맥류와 말초혈관질환 등의 질환도 손발톱무좀 발생과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5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광운대 공동 연구팀(이지현·방철환·이석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2∼2013년 환자 데이터 16만6천36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손발톱무좀 환자가 말초혈관질환을 동반할 위험은 손발톱무좀이 없는 경우보다 19.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초혈관질환은 혈관에 이물질이 쌓여 좁아지거나 막혀 혈액 순환이 어려워진 상태를 말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엉덩이와 다리의 통증 및 경련이다. 다리, 발, 발가락 등의 감각이 둔해지며 오래 걸었을 때처럼 다리에 피로감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손발톱무좀을 가진 사람이 하지정맥류를 동반할 위험도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15%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정맥류는 대표적인 혈액순환 장애로, 심장까지 혈액을 수송하는 판막이 제 기능을 못 해 발생한다. 다리에 푸른 핏줄이 보이거나 혈관이 포도송이처럼 꼬이고 부풀어 오르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다리의 피곤함과 저림, 통증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데 조기 발견 및 예방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손발톱무좀이 말초혈관질환이나 하지정맥류를 일으키기보다는, 하지정맥류나 말초혈관질환이 손발톱의 모세혈관을 망가뜨리고, 이게 손발톱무좀의 발병을 촉진하는 원인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손발톱무좀에는 항진균제를 바르거나, 열에너지로 열에 약한 곰팡이를 죽이는 레이저치료 등이 효과적이다.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는 “손발톱무좀이 있는 환자는 하지정맥류나 말초혈관질환이 동반할 가능성에 대해 좀 더 면밀한 진찰이 필요하다”면서 “또 말초혈관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손발톱무좀이 더 잘 발생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확인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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