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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무거움 일깨운 '집무실 광화문 이전 무산'

연합 kb@kyongbuk.com 등록일 2019년01월06일 17시20분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 대선 공약인 ‘대통령 집무실 광화문 이전’이 사실상 무산됐다. 유홍준 광화문 대통령 시대 위원회 자문위원은 4일 브리핑에서 “집무실을 현 단계에서 광화문 청사로 이전하면 청와대 영빈관·본관·헬기장 등 집무실 이외 주요기능 대체부지를 광화문 인근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 개방과 집무실 광화문 이전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이후 장기적 사업으로 검토할 방침임을 밝혔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이후 문 대통령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 정부 임기 내 집무실 이전을 재추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선거 과정에서 후보들이 내놓는 약속은 원칙적으로 이행되어야 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공약을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 이행해야 한다는 것이 절대선은 아니다. 여러 사정은 변화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공약 이행이 수정되거나 철회될 수 있다. 오히려 공약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사업이나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가는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이 어떤 허점이나 부작용을 낳아서도 안 된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납득이 간다. 오히려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약속한 지 20개월여 만에 나온 결정이 뒤늦은 감도 없지 않다.

동시에 ‘집무실 광화문 이전 무산’은 선거 공약이 가져야 할 무거움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유 자문위원은 이번 결정 배경을 설명하면서 “문 대통령도 임무를 수행하다 보니 경호와 의전이라는 것이 복잡하고 어렵다는 사실을 인지했고, 자문위원 등 전문가들도 동선을 만드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무실 이전에 따른 경호와 의전 등의 어려움 가능성은 처음부터 제기됐던 문제다. 이 때문에 대선 당시 표를 얻기 위해 ‘공약(空約)이 될 것을 알고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公約)을 했다’는 일각의 비판을 일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야 4당은 ‘광화문 대통령 시대’ 공약의 사실상 백지화를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일부 야당은 문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여당은 현실적 문제를 고려한 보류 결정이 비판받을 사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 문제를 정치 쟁점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광화문 대통령 시대’ 핵심 공약의 사실상 백지화인 만큼 문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통령 집무실이 광화문에 있다고 소통이 더 잘 되고 청와대에 있다고 소통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소통은 애초부터 형식의 문제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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