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악화·청와대 특감반원 논란…남북·북미 관계 답보 등 영향
문 대통령·여당 지지율 하락세…과거 정권도 3년차엔 내림세

집권 초반 고공행진을 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면서 ‘집권 3년 차’ 징크스를 극복하기 위한 당·정의 돌파구 마련에 관심이 쏠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새해 첫 조사(지난해 12월 31일과 올해 1월 2일에 전국 성인 1003명을 상대로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p)한 자료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민주당 지지율은 모두 전주보다 소폭 반등해 각각 47.9%와 38.0%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 주 전에 한 2018년 마지막 조사에서는 문 대통령은 국정 지지도 45.9%, 민주당은 지지율 36.8%로 나란히 집권 후 최저치를 찍었다.

리얼미터 주간조사 기준으로 보면,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4주차 84.1%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8년 8월 2주차(58.1%) 전까지 1년이 넘도록 60∼70%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그해 하반기 내림세를 탄 끝에 40%대 중반에 자리 잡았다.

민주당 지지율도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대체로 연동해 움직였다.

집권 직후 2017년 5월 4주차 56.7%로 시작해 1년간 50% 안팎의 지지율을 이어갔고, 지난해 6·13 지방선거 압승 후인 6월 2주차에는 집권 후 최고치인 57.0%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리막길을 탄 끝에 30%대에 내려앉았다.

집권 후 최고치와 최저치를 비교하면 문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84.1%(2017년 5월 4주차)에서 45.9%(2018년 12월 4주차)로 38.2%p 내려갔고, 민주당 지지율은 57.0%(2018년 6월 2주차)에서 36.8%(2018년 12월 4주차)로 20.2%p 빠졌다.

이는 각종 경제지표 둔화와 청와대 특감반원 ‘민간인 사찰 의혹’ 논란, 답보상태에 빠진 남북·북미 관계, 이재명 경기지사 논란, 민주당 이해찬 대표 ‘장애인 비하 발언’ 등 구설수, 민주당 김정호 의원의 ‘공항 갑질’ 사건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하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과의 지지율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는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5월 3주차(민주 53.3%·한국 12.4%)에 40%포인트 넘게 벌어졌던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30%포인트 안팎 수준을 유지했으나, 지난해 마지막 조사에서는 11.1%포인트(민주 36.8%·한국 25.7%)까지 좁혀졌다.

하지만 과거 정권 역시 야당을 비롯한 비판세력의 공세가 거세지고 성과를 보여야 하는 중압감이 큰 집권 3년차에는 지지율이 초반보다 상당폭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차였던 2015년 1월 당시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30% 후반대로 현재 문 대통령보다 낮고, 여당인 새누리당 지지율은 40%가량으로 현재 민주당과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집권 3년차였던 2010년 1월의 경우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50% 초반대로 현재 문 대통령보다 높지만, 여당인 한나라당 지지율은 30% 후반대로 현재의 민주당과 비슷했다.

노무현 정부 집권 3년차인 2005년 1월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35%가량, 여당인 열린우리당 지지율은 20% 후반대로 현재 문 대통령과 민주당보다 낮았다.

따라서 현재 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과거 정권에 비해 두드러진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인 경제·민생 문제의 개선이 가시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집권 3년 차 위기’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와 민주당은 올해 초반부터 경제·민생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기동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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