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녕 이사회 의장에 통보한 듯, 직원·노조 반발…내부 갈등 우려

▲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대구은행장 선임을 코앞에 두고 ‘회장-은행장 겸직’을 공식화하고 나서 내부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김 회장이 취임 당시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직원은 물론 노조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DGB금융 관계자에 따르면 조해녕 DG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은 지난 9일 저녁 은행 이사회에 ‘지주 회장의 한시적인 은행장 겸직’ 의사를 전격 통보했다는 것.

이날 조 지주 이사회의장과 은행 이사회 이사인 A씨와 만났다. 이 자리에서 조 의장은 은행장 적임자가 없으니 당분간 김 회장 겸직이 어떠냐는 의견을 낸 반면 A씨는 은행이사회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DGB금융지주 이사회(의장 조해녕)가 지난 8일 최종 은행장 후보 추천을 위한 자회사 최고 경영자 추천후보위원회(이하 ‘자추위’)를 개최하고 최종 후보자 결정을 차기 자추위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전격 이뤄졌다.

이에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긴급회의를 갖고 겸직 반대와 대구은행 출신 인사를 은행장에 선임해야 한다고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당초 8일 대구은행장을 선출하려던 DGB금융 자추위는 적임자가 없다며 은행장 선출을 11일 오후로 연기했다.

이처럼 DGB금융지주 이사회와 김 회장이 ‘회장-은행장 겸직’을 공식화하고 나서자, 직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회장-은행장 분리 혹은 겸임’에 대한 DGB금융 직원들의 여론조사에서 분리(60%)가 겸임(40%)보다 선호도가 훨씬 높았다.

김 회장의 약속과 직원 여론 조사에도 불구하고 회장의 은행장 겸임설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사가 이미 오래전에 회장과 은행장 겸직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같다”며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얼굴을 들고 다니기에 부끄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대구은행 이사회는 지난 3일 노성석 전 DGB금융 부사장과 박명흠 전 대구은행장 직무대행을 행장 후보로 지주 이사회에 추천했다.

박무환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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