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떠나 한국서 환승 후 캐나다행…트뤼도 총리 "망명 허가" 확인

태국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억류돼 강제송환 위기에 처했던 18세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가운데)이 7일 국제사회 등의 송환 반대 여론 비등으로 태국 이민당국의 체류 허가가 나온 직후 경찰(오른쪽)과 유엔난민기구(UNHCR) 관계자(왼쪽)의 호위를 받으며 공항을 빠져나오고 있다. 연합
가족 학대를 피해 해외로 달아나려다 경유지인 태국 공항에서 강제송환 위기에 처했던 사우디아라비아 10대 소녀 라하프 무함마드 알-쿠눈(18)이 캐나다에서 망명이 허용돼 11일(현지시간) 캐나다를 향해 출국했다.

수라찻 학빤 태국 이민청장은 알-쿠눈이 이날 저녁 대한항공을 타고 방콕에서 한국으로 이동한 뒤 다시 캐나다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빤 이민청장은 “캐나다가 그녀의 망명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유엔의 요청을 받아들여 알-쿠눈의 망명을 허용했다”며 가족의 학대와 폭력을 피해 탈출한 알-쿠눈이 난민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트뤼도 총리는 “캐나다는 전 세계에서 인권과 여성의 권리를 옹호할 것이라는 명확한 입장을 보여왔다”며 “망명을 허용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태국 항공국에 따르면 알-쿠눈이 탄 항공편은 이날 자정 직전 출발한 한국행 비행기로 태국을 떠났다.

그는 인천공항에서 캐나다로 가는 연결 항공편으로 환승할 예정이다.

앞서 알-쿠눈은 가족의 학대를 피해 호주에 망명하기 위해 쿠웨이트 공항을 떠난 뒤 6일 경유지인 태국 방콕 수완나폼 공항에 도착했지만, 곧바로 여권 등 여행 서류를 빼앗긴 뒤 공항 내 호텔에 억류됐다.

이후 그는 억류된 공항 내 호텔에서 가구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친 채 사우디 강제송환에 반대하면서 트위터를 통해 “송환되면 목숨이 위험해진다”며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결국 유엔난민기구가 나서 억류 장소를 벗어나 보호에 나서면서 알-쿠눈은 강제송환 위기를 넘겼다. 태국 당국도 애초의 강제송환 방침에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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