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당대 최고 '화가 민경갑·시인 이은상·서예가 김충현' 합작…24m 대작 수묵산수화
영남대는 지난 10일 중앙도서관 로비에서 복원 사업을 후원한 노희찬 회장을 비롯해 학교법인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 영남대 서길수 총장, 이효수 전 총장, 정태일 총 동창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고 민경갑 화백의 장남 민지홍 씨, 박종무 복원·복제 사업 추진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낙동강천리도’ 복원기념 제막식을 가졌다.
1970년부터 영남대가 소장해 온 ‘낙동강천리도’는 길이 2360cm, 폭 105cm 크기의 대형 수묵산수화로 낙동강 발원지에서부터 남해 하구에 이르기까지 1300리 길 낙동강과 주변 전경을 총 9폭에 담았다.
영남대가 장장 6개월에 걸쳐 복원·복제작업을 마쳤다. 복원된 원작품은 원래 있던 영남대 중앙도서관에 전시하고, 복제도는 영남대 천마아트센터(경북 경산)와 영남대 의료원 호흡기센터(대구 대명동)에 걸었다.
특히, 이 그림은 당대 최고의 화가, 시인, 서예가가 합작한 수작이다. 민경갑 화백의 그림에 노산(鷺山) 이은상(1903~1982) 시인이 지은 ‘낙동강’ 시를 일중(一中) 김충현(1921~2006) 서예가의 글씨로 마무리했다.
이은상 시인은 가고파, 동무생각, 봄처녀 등을 쓴 대한민국 대표 시조시인. 김충현 서예가는 4·19혁명 기념탑, 독립선언서 등의 작품을 남겼으며 한글 서예 보급에 선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민경갑 화백이 타계하면서 ‘낙동강천리도’는 이들 세 거장이 합작해 남긴 유일무이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서길수 총장은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이 합작한 이 작품이 우리 대학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원작품은 복원·보존 처리하고, 복제도를 별도로 제작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에 전시해 교내 구성원과 외부 방문객들이 감상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