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당대 최고 '화가 민경갑·시인 이은상·서예가 김충현' 합작…24m 대작 수묵산수화

영남대는 10일 오후 3시 중앙도서관 로비에서 한재숙 영남학원 이사장, 영남대 서길수 총장, 이효수 전 총장, 정태일 총동창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낙동강천리도’ 복원기념 제막식을 가졌다.영남대.
한국화의 대가 유산(酉山) 민경갑(1933~2018) 화백의 대작 ‘낙동강천리도’(1970년)가 새 옷을 입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영남대는 지난 10일 중앙도서관 로비에서 복원 사업을 후원한 노희찬 회장을 비롯해 학교법인 영남학원 한재숙 이사장, 영남대 서길수 총장, 이효수 전 총장, 정태일 총 동창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고 민경갑 화백의 장남 민지홍 씨, 박종무 복원·복제 사업 추진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낙동강천리도’ 복원기념 제막식을 가졌다.

1970년부터 영남대가 소장해 온 ‘낙동강천리도’는 길이 2360cm, 폭 105cm 크기의 대형 수묵산수화로 낙동강 발원지에서부터 남해 하구에 이르기까지 1300리 길 낙동강과 주변 전경을 총 9폭에 담았다.

영남대가 장장 6개월에 걸쳐 복원·복제작업을 마쳤다. 복원된 원작품은 원래 있던 영남대 중앙도서관에 전시하고, 복제도는 영남대 천마아트센터(경북 경산)와 영남대 의료원 호흡기센터(대구 대명동)에 걸었다.

특히, 이 그림은 당대 최고의 화가, 시인, 서예가가 합작한 수작이다. 민경갑 화백의 그림에 노산(鷺山) 이은상(1903~1982) 시인이 지은 ‘낙동강’ 시를 일중(一中) 김충현(1921~2006) 서예가의 글씨로 마무리했다.

이은상 시인은 가고파, 동무생각, 봄처녀 등을 쓴 대한민국 대표 시조시인. 김충현 서예가는 4·19혁명 기념탑, 독립선언서 등의 작품을 남겼으며 한글 서예 보급에 선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민경갑 화백이 타계하면서 ‘낙동강천리도’는 이들 세 거장이 합작해 남긴 유일무이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에 전시된 낙동강천리도(원본).영남대.
고인이 된 민 화백을 대신해 복원 기념 제막식에 참석한 장남 민지홍 씨는 “지난 12월 아버님께서 작고하시기 전, 제막식 초청장을 받으셨다. 휠체어를 타고서라도 제막식에 참석하겠다고 하실 만큼 ‘낙동강천리도’에 대한 애정을 보이셨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준 영남대에 아버님을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서길수 총장은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이 합작한 이 작품이 우리 대학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원작품은 복원·보존 처리하고, 복제도를 별도로 제작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장소에 전시해 교내 구성원과 외부 방문객들이 감상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윤섭 기자
김윤섭 기자 yskim@kyongbuk.com

경산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