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당협위원장 공개오디션, 대구동갑 류성걸·경산 윤두현·고령성주칠곡에 김항곤 낙점
타 지역 여성·청년 약진 속 경북·대구, 비난 목소리 확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 선발을 위한 공개오디션이 지난 12일 끝났지만 경북·대구지역에서는 후폭풍이 거세다.

비대위가 당의 이미지를 쇄신할 젊고 유능하고 참신한 인물을 선발하겠다는 당초 취지와는 전혀 다른 인물들이 낙점되면서 지역 당원들의 반발이 잇따르고 있다.

경북·대구지역은 전국 15곳을 대상으로 실시된 공개오디션 지원자 36명 중 나이가 가장 많거나 바른미래당 복당파가 조직위원장으로 선발되면서 비대위(조강특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공개오디션 결과 타 지역은 여성 및 청년의 약진이 두드러진 반면 경북·대구은 3곳 중 2곳이 60대 이상이다.

지난 12일 열린 경북 ‘고령·성주·칠곡’ 공개오디션에는 김항곤(51년생) 전 성주군수와 이영식(59년생) 전 선진국민연대 상임집행위원장, 홍지만(68년생) 전 국회의원 겸 SBS 앵커가 격돌했지만 최종 결과는 나이가 가장 많은 김항곤 전 성주군수로 낙점됐다.

앞서 11일 개최된 대구 ‘동구갑’과 경북 ‘경산시’는 류성걸(57년생) 전 국회의원과 윤두현(61년생)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각각 선발됐다.

특히, 대구 ‘동구갑’은 지난달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복당을 신청한 류성걸 전 의원과, 지역에서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김승동(71년생) 전 기독교방송 논설위원장(현 한국 NGO 신문 회장) 등 2명이 공개오디션에 참가하면서 당원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공석으로 놔두라는 지적이 잇따른 곳이다.

하지만 비대위는 이 같은 지역 민심을 무시하고 오디션을 진행했고 복당파인 류성걸 전 의원이 선발되면서 이 지역은 한마디로 쑥대밭으로 변했다.

류 전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출마해 한국당 출신 지방의원(기초·광역)들과는 천적인 관계다.

따라서 다음 지방선거를 걱정해야 하는 지방의원들은 당장 어제의 ‘적’이었던 류 전 의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이 지역 당원들 역시 한국당을 배신하고 떠났던 인물을 다시 수장으로 받들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이에 따라 동구지역 지방의원과 당원 등 40여 명은 14일 한국당 중앙당을 찾아 피켓 시위 등 항의할 의사를 밝혔다.

복당이 정식으로 허락되지 않은 류 전 의원이 조직위원장으로 선정된 것은 당규 위반이라는 것이다.

지역 당원들은 다음 총선이 일 년 넘게 남은 시점에 앞서 한국당과 격전을 치렀던 류 전 의원과 현역 정종섭 의원 사이에서 화합을 보여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라고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당원은 “당적을 옮겨 온 인사를 공개오디션에 포함한 것은 ‘인적쇄신’이라는 취지에도 어긋나는 행태다”며 “정 의원으로부터 공천을 받은 지역 지방의원들도 어떻게 당협 활동을 이어나가야 할지 한탄 섞인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공개오디션과 관련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한국당이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고, 무엇보다 젊은 세대가 보여준 실력과 가능성에서 희망을 봤다”며 “한국당이 젊은 정당, 대안 야당, 수권정당, 스마트하고 투쟁력 있는 정당으로 변하고 있다”고 밝혀 지역 민심과는 동떨어진 시각을 보였다.

조강특위는 공모를 통해 새로 인선할 선거구 총 79곳 가운데 10∼12일 공개오디션으로 뽑은 15곳을 제외한 64곳의 조직위원장을 13일까지 인선했으며, 비대위는 14일 조강특위의 조직위원장 인선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이기동, 전재용 기자
이기동 기자 leekd@kyongbuk.com

서울취재본부장. 대통령실, 국회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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