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여행 보고서 제출기한 넘겨…버스서 주고 받은 대화 진실공방
시민단체 '의원 전원사퇴' 촉구

11일 오전 경북 예천군의회 앞에 해외 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해 고발당한 박종철 군위원을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
지난해 12월 해외연수 중 가이드 폭행과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경북 예천군 의원들이 연수여행 보고서 작성도 제출 기한을 넘기는 등 의회가 사실상 공황사태에 빠졌다.

14일 예천군의회에 따르면 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 제10조에는 외국 연수를 마친 의원들은 귀국 후 15일 안에 보고서를 작성해 의장에게 보내야 한다. 의장은 이를 자료실에 소장·비치하고 누리집에 올린다.

그러나 군의원 9명은 의회사무국 직원 5명과 지난달 20일부터 7박 10일 동안 미국 동부와 캐나다로 연수를 다녀왔으나 기한인 지난 13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군의회 한 관계자는 “군의원 개별로 선진도시 견학이나 시설 방문에서 군 행정에 반영할 사항, 느낀 점 등 의견을 내면 전체를 하나로 묶은 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한다”며 “의원과 공무원이 함께 작성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보고서를 낸 의원은 없다”며 “가이드 폭행 등 여파로 보인다”고 말했다. 예천군 공무원은 공무국외 여행에서 돌아온 뒤 30일 안에 내부행정 망에 보고서를 게시해야 한다.

일파만파로 국민의 공분을 사면서 의원 개인마다 연수여행 보고서 작성보다는 사태 수습과 심적인 부담으로 작용 돼 제출 기한을 넘긴 것으로 풀이된다.

또 15일 의원 간담회가 언론에 집중되면서 의원들은 심적인 부담감에 각자도생 모드로 전환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의원 간담회에서는 연수 중 물의를 빚은 의원들에 대해 징계·제명 등의 윤리 위원회를 구성해 추후를 논의한다.

9명 전원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도진개진’이라는 여론이 확산 되면서 의원 간의 논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더군다나 9명의 의원 모두가 징계 대상이 될 수 있어 누가 윤리 위원장의 자리에 올라 의안을 상정해 동료 의원 제명하고 징계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화두다.

한편 가이드 폭행 장면 영상을 두고 이형식 의장 박종철·김은수 의원은 버스 안에서의 나눈 얘기가 달라 아직 진실공방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다.

경찰은 가이드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박종철 의원의 사건을 이번 주 중으로 마무리하고 검찰로 사건을 송치할 전망이다.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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