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나쁨' 단계 야외 활동 제한…청결 문제로 손님도·매출도 '뚝'
실내 대형마트, 황사마스크·공기청정기 등 관련 상품 매출로 호황

“경기도 안 좋은데 미세먼지까지…엎친 데 덮친 격이다.”

자욱한 미세먼지가 도심을 뒤덮으면서 실내 유통가와 전통시장은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야외에서 장사하는 전통시장 상인들은 울상이다.

시간당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가 213㎍/㎥까지 치솟아 ‘매우 나쁨’을 나타내던 14일 오전 영주 365시장. 평소라면 사람들로 북적였을 월요일 오전 장터가 한산했다.

간간이 오가는 행인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필요한 것만 구입하고 종종걸음으로 바삐 자리를 뜨는 모습이었다.

연신 미세먼지가 기승을 거리면서 외출 시간을 최소화하는 듯 보였다.

길거리 음식을 길거리 음식을 파는 상인들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첫 개시도 못 한 길거리 음식점도 있었다.

일부 음식 상인들은 미세먼지를 피하려고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거나 비닐봉지로 일일이 포장했지만 소용없었다.

시장에서 튀김과 도넛 등을 팔던 한 상인은 “길거리 음식은 청결에 더 신경 써야 하는데 미세먼지 때문인지 아직 튀김 한 개도 팔지 못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원재료 가격도 감당하기 힘들다. 오늘 장사를 접어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채소가게를 하는 A(여·47)씨는 “간혹 있는 손님들도 밖에 나와 있는 채소보다 박스 안에 들어 있는 것을 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동해안 최대 전통시장인 포항 죽도시장 역시 한산했다.

몇몇 사람들은 제철 맞은 과메기나 미역 등을 집어 들더니 이내 내려놓고 자리를 떴다.

미세먼지에 노출된 식품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한 건어물가게 종업원 김모(50·여)씨는 “과메기 역시 지난해 대비 2~30%가량 매출이 줄었다. 과메기와 함께 김, 미역, 채소 등도 팔려야 하는데 손님이 없으니 걱정이다”며 “손님도 손님이지만 미세먼지에 음식재료 관리를 잘못했다간 낭패다”고 토로했다.

허창호 죽도시장 연합회장은 “그나마 주말에는 관광객이라도 오니 어시장 쪽에는 사람이 많이 몰리지만, 평일에는 시장 전반적으로 매출이 예년만 못하다. 특히 오늘은 미세먼지까지 심해지니 다들 실내 마트에서 장을 보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구미 새마을 중앙시장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장용웅 구미 새마을 중앙시장 상인연합회장은 “최근 마스크를 하고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많다”며 “일의 특성상 바깥에서 근무해야 하는 상인들에 대한 미세먼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실내 활동이 가능한 유통가 등은 손님이 늘었다.

대형마트들은 주력상품으로 황사마스크,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 관련 상품을 내세우며 매출 신장세를 꾀했다.

이마트 포항 이동점의 황사마스크 매출이 최근 50% 이상 올랐고, 롯데백화점 포항점은 공기청정기와 스타일러 매출이 30%가량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역 곳곳 편의점과 약국들도 출입구 바로 앞 눈에 잘 띄는 곳에 황사 마스크를 진열해놓는 모습이었다.

구미시 가전 제품 대리점 업체 관계자는 “보통 3~4월에 황사로 인해 공기 청정기 판매량이 많은데, 올해에는 벌써 지난해보다 70% 이상 많이 팔렸다”며 “판매와 별도로 공기청정기 성능 비교에 대한 문의는 너무나 많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칠곡군 북삼읍 한 키즈카페에는 실내 놀이시설을 즐기려는 아이들과 부모들로 북적거렸다.

주부 이 모(32) 씨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밖에 나가기보다는 이런 곳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며 “아이들 건강에도 안 좋고 해서 미세먼지가 좀 없어졌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매일 집에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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