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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무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예술본부장
오페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을 빼놓고 세계 최고 수준의 오페라 극장을 이야기할 수는 없다. 1778년에 최초 개관한 유서 깊은 오페라 극장 ‘라 스칼라’는 2차 세계대전 중인 1943년 폭격으로 부서졌다가 전쟁이 끝난 직후 3천 석 규모의 대극장으로 재개관했다. 이곳은 로시니, 도니제티, 베르디, 푸치니 등 유명한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오페라 작품들이 초연되어 오페라 역사상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곳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악가들이 서는 꿈의 무대이기도 하다. 마리아 칼라스, 테발디, 카루소, 델 모나코, 디 스테파노, 파바리티 등 당대 최고의 성악가들이 모두 라 스칼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누렸다.

그런가 하면 프랑스 파리의 ‘국립 오페라 극장’은 우아한 외관뿐 아니라 오페라 극장 내부 천장의 화려한 그림으로 유명하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천장의 그림은 바로 프랑스의 유명한 화가 샤갈의 작품인데 공연이 없는 낮 시간에도 극장을 관람하려는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예술의 도시 파리의 ‘국립 오페라 극장’은 오페라 공연보다는 극장 자체의 외관과 내부의 화려한 장식과 그림들로 유명하다 할 수 있겠다.

독일에는 거리를 지나다 보면 30분 간격으로 오페라 극장이 있다고 할 만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오페라 극장이 산재해 있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독일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이후 나라를 재건할 때 국민들의 정서적 안정을 목적으로 가장 먼저 지은 건물들이 교회와 극장이다. 수도인 베를린에만 세 개의 오페라 극장이 있는데, 그 중에도 대구오페라하우스와 활발하게 교류를 하고 있는 베를린 ‘도이치오퍼’는 한 해 50편 이상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영국의 런던 코벤트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는 벤자민 브리튼, 베버, 마스네 등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오페라가 초연된 곳으로 로열 발레단의 공연이 전체 오페라 하우스 공연일정의 50% 정도를 차지하여 발레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는 극장이기도 하다. ‘로열 오페라 하우스’와 ‘라 스칼라 극장’이 각각 그 나라를 대표하는 유명 작곡가들의 초연으로 유명하다면 오스트리아 ‘빈 국립 오페라 극장’은 구스타프 말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로린 마젤, 요제프 크립스,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같은 명지휘자들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이러한 명지휘자들을 통해 ‘빈 국립극장’은 이탈리아와 독일 양쪽 오페라의 레퍼토리를 고르게 소화하고 있으며 빈을 방문하는 전 세계 관광객들이 꼭 들러 오페라를 관람하는 명소로 거듭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오페라 제작비를 들이는 극장으로 유명하다. 덕분에 놀라운 수준의 무대 기술과 특별한 규모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곳이다. 위에서 소개한 극장들은 매년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그 나라에 가면 꼭 한번 쯤 들러보고 싶어 하는 명소이다. 우리 지역의 ‘대구오페라하우스’도 아시아 내에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 최고 수준의 오페라하우스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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