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산지·생산자 정보 담긴 '스토리텔링' 과일 선물세트 눈길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친환경·프리미엄 앞세워 소비자 유혹

유통업계가 잇따라 설 선물세트 본 판매에 들어간다.

앞서 실시된 사전 예약판매의 호조에 고무된 유통업계는 지난해보다 물량을 늘리고 품목을 다양화하는 한편 프리미엄급 상품과 이색상품을 앞세워 설 선물 수요 잡기에 나섰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관심도 명절 선물 판도도 바꾸고 있다.

이마트는 이번 설부터 어느 지역, 어떤 환경, 누구의 손에서 자랐는지 알 수 있도록 산지와 생산자 정보를 담은 ‘스토리텔링’ 과일 선물세트를 대폭 확대한다.

△이마트는 기존 선물세트에 ‘사과 VIP’나 ‘배 GOLD’처럼 판매자 중심의 명칭을 붙여왔지만, 올해는 이런 표기 방식을 30% 줄이는 대신 생산자와 산지를 부각한 ‘스토리텔링’ 방식의 작명을 2배 이상 늘렸다.

예를 들면 안동 도산면 도산서원 왕모산 자락 일대에서만 35년 경력을 자랑하는 이오창 농부의 사과는 ‘프리미엄 이호창 사과’라는 이름으로 9입(500g 내외)에 9만9000원(카드할인 시 8만9820원)에 판매한다.

충남 아산 염작리에서 해풍을 맞으며 천천히 자란 배는 ‘프리미엄 아산 염작 배’, 9명으로 구성된 작목반 ‘농심회’가 비료와 농약 사용을 최소화하고 저탄소 방식으로 키운 배는 ‘프리미엄 천안농심회 배’로 불리게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산지·생산자를 담으면 상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매출로도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달 4일까지 설 선물세트 본 판매 중인 롯데백화점은 농·수·축산물 선물세트 품목 수를 지난해보다 10% 늘리는 한편 ‘프리미엄급’ 선물세트를 강화했다.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의 해’를 맞아 ‘동물복지 돈육세트’를 통해 전통적인 설 선물세트에 없었던 돼지고기를 선물 상품으로 꾸몄다.

또 초고가 선물세트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해온 점을 고려해 한우와 굴비, 와인 등 초고가 선물세트를 다양하게 선보인다. 제주도 청정해역에서 소량 어획되는 황금빛 부세로 만든 굴비 세트와 ‘황금 사과 세트’도 선보였다. 뱀이 많던 동네에서 돼지를 키워 동네가 편안해졌다는 유래가 전해져 오는 강원도 양구 해안면에서 재배한 사과들이다.

이외에도 황금 돼지 로고를 새겨넣은 와인 특별 에디션도 내놓았다.

△18일부터 본 판매에 들어가는 신세계백화점 역시 ‘프리미엄급’ 선물세트와 친환경 관련 상품을 대폭 늘렸다.

우선 이번 설부터 나무와 천 포장을 모두 없애고 재활용이 용이한 종이박스를 도입했다.

일반 쓰레기로 분류되던 기존의 보냉팩 대신 물로 만들어져 분리수거가 가능한 보냉팩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상품 구성에서도 동물복지나 유기농, 무항생제 제품을 대거 확대했다.

무항생제 사료를 먹고 자라거나 방목 사육된 친환경 한우 물량을 38%가량 늘렸고 저탄소 인증 과일 물량도 10배 늘렸다.

다양한 종류의 친환경 선물도 준비했다.

포도 껍질이나 씨를 제거하지 않고 자연 효모로 발효해 자연주의 열풍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슬로베니아 카바이 와이너리의 내추럴 와인과 유기농 올리브 오일 세트 등이다. ‘프리미엄급’ 선물세트로는 1년 이상 발효한 맥 된장에 국내산 자연 송이를 넣고 한 번 더 숙성시킨 프리미엄 된장, 17대째 이어온 주세페 주스티 가문의 전통 방식으로 한정 수량만 생산되는 발사믹 식초,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캐비어·푸아그라·하몽과 프리미엄 치즈로 구성된 선물세트 등으로 일반 선물세트보다 7∼8배 비싼 가격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으로 높아진 만큼 이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친환경인 선물 세트를 마련했다”며 “작은 사치를 누리기 위한 프리미엄급 선물 추세 역시 계속될 것”이라면서 관련 상품을 다양화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16일부터 점포별로 150∼200평 규모의 특설 매장을 마련하고 본 판매에 들어간다.

작년 설보다 어획량이 증가한 전복과 갈치 선물세트는 구성을 강화하고 가격을 낮췄다.

명절 대표 상품으로 꼽히는 한우 선물세트의 품목 수와 물량을 전년 대비 30%씩 늘렸고 고객들의 소비 트렌드에 맞춘 이색상품도 마련했다.

또 미셸린 가이드에 소개된 ‘게방식당’ 레시피로 만든 간장 전복·새우장이나 포천 이동폭포 갈비와 협업한 갈비세트 등 유명 맛집과 협업한 다양한 선물세트도 내놓았다.

굴비·옥돔·더덕 등 지역 특산물에 프리미엄 전통식품 브랜드 ‘명인명촌’ 장류로 맛을 낸 프리미엄 선물세트는 물론 10만 원대 국내산 농·축·수산물 선물세트도 다양하게 선보인다.

여름철 폭염 등으로 대과 물량이 줄어든 과일은 사과와 배 구성을 줄인 대신 한라봉, 망고 등으로 대체한 혼합 과일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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