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전하는 사유, 마주침의 순간들

경북대학교미술관은 2019년을 맞아 개관 이래로 수집해 온 지역 작가 및 해외 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이고자 소장품전을 개최한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삶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존재의 이유와 가치에 대한 생각들은 어디서든 서로의 주위를 맴돌고 있지만 지나쳐갈 뿐이다. 우리는 타인의 존재의 내밀한 곳까지 닿지 못한다.

특히 현대 사회의 개인이기주의나, 타인에 대한 무관심은 서로를 외면하게 해, 스스로를 더 큰 외로움에 빠뜨린다. 반면, 작가는 작품을 통해 다양한 삶에 대한 고민과 태도를 내어 보인다.

작품 앞에 선 우리는 비로소 공전하는 사유와 마주하게 된다. 이때 일어나는 타인의 삶에 대한 공감과 자신의 삶에 대한 반추는 새로운 사고를 내면으로 유입하고, 응어리진 감정을 해소시키기도 한다. 이는 마치 달이 지구를, 지구가 태양을 맴돌다 마주치는 순간에 가장 큰 밀물 들어오고, 썰물이 빠져나가는 현상과도 닮아 있다.

이번 전시는 제각기 다른 삶이 작품이 돼 우리에게 다가올 때 일어나는 위로의 경험에 네 가지의 방식이 있음을 소개한다. 첫 번째로 심리적 상처나 트라우마를 담은 작품들은 타인에게 공감을 일으켜 그 자체로 위로가 된다. 두 번째, 지나친 경쟁 시대에서 바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서서 주위를 둘러보게 하는 작품들은 우리에게 에너지의 재충전의 시간을 선사한다.

세 번째,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에 집착해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초연한 삶의 자세를 보여주는 작품들이 위로가 될 것이다. 네 번째, 인간은 자신과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알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다. 그리고 이를 알지 못해 불안을 느낄 때가 있다. 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인 것을 색채와 형태를 통해 시각적으로 표현해낸 작품들은 이와 같은 인간의 무의식적 욕망을 간접적으로 나마 해소시킨다.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어떤 위로의 말도 건네기가 힘들 때가 있다. 이번 전시가 마주침의 순간을 통해 말로 못다한 위로가 되고, 서로를 마주하는 용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Persona(페르소나)’박연숙.
‘심원(心願)’ 김성수.
‘어이쿠!봄온다’ 권기철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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