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통합공항 이전을 놓고 계속 잡음이 증폭되고 있다. 대구의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군 공항만 따로 이전하자’는 주장과 통합공항 이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티격태격 의견이 분분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말처럼 실현이 불가능한 군 공항만 따로 떼서 옮기자는 주장을 일부 단체가 지속하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또 최근 실시한 대구 시민과 통합공항이 이전될 경북지역 주민의 표본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여론조작 수준의 엉터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애초에 통합공항 이전 논의는 대구시민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시작됐다. 지난 1958년 대구에 K2공군기지가 들어선 이후 50년, 일제 강점기의 동촌비행장이 들어선 지 80년이 지나서 군 공항이 대구시의 발전에 큰 장애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낙후된 도심 개발을 위해 군 공항인 K2 이전을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요구해 왔던 터다.

여기에다 정부가 해마다 막대한 소음피해 보상비를 부담해 왔다. 지난 2011년 전투기 소음에 시달리는 대구 동구 주민 2만6000여 명에게 배상금이 처음으로 790억 원이 지급된 이후 2016년까지만 해도 소음피해 배상금으로 약 3000억 원이 지급됐다.

이처럼 대구시로서는 애물단지나 마찬가지가 되고 있는 군 공항만 따로 이전하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주장이다. 경북도는 물론 어느 시군이 이 애물단지만 끌어안겠다고 하겠는가. 대구시민들로서는 대구공항의 항공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도심 가까이에 공항을 두고 싶은 마음은 이해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통합공항 이전은 대구는 물론 경북을 살리는 길이라는 것이 이미 오래 전에 결론 난 사항이다. 이 때문에 통합공항 이전 논의가 시작됐고 부지 확정 단계까지 와 있는 상황 아닌가.

일부 시민단체가 권 시장에게 대구 공항 가운데 문제가 되는 군 공항만 옮기자고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그야말로 ‘수익성이 있는 사업은 내 앞마당에 두고 자기에게 위해적인 요소가 있는 사업은 남의 마당에 두자는 지역이기주의인 핌피(PIMFY·Please in my front yard)현상’의 전형이다.

대구공항과 K2 통합 이전은 이미 지난해 부지를 확정했어야 하는데 아직 최종 후보지도 확정하지 못했다. 계획대로라면 오는 2020년 착공해 2023년 이전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이러다간 하세월이 될 것이 뻔하다. 550만 경북·대구가 경제 공동체, 생활공동체를 이루자며 경북과 대구가 상생을 부르짖고 있다. 그 상징적 사업이자 가장 중대한 사업인 통합공항 이전을 두고 이렇게 소모적 논쟁을 할 때가 아니다. 부산시가 이런 틈을타 ‘가덕도 신공항 건설론’을 다시 꺼내 들고 있지 않는가.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은 교환 근무 같은 보여주기식의 행정보다 하루라도 빨리 통합공항 이전이 이뤄질 수 있게 밤새 머리를 맞대 논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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