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이 18일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내달 말께 개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양측은 조만간 회담 의제 등을 논의할 실무협상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이 이르면 오는 1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회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 회동이 정상회담 실무협상을 개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회동이 성사될 경우 두 사람 간 만남은 작년 8월 비건 대표가 임명된 이후 처음이다.



백악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워싱턴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면담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월 말께(near the end of February)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은 “국제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의 최 부상이 스웨덴에 도착했다”고 최 부상의 스웨덴 방문을 공식 발표했다.

또 AP 통신은 익명의 미국 관리 말을 인용해 비건 대표가 이 회의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18일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북미 고위급 회담에 참석했던 비건 대표는 19일께 스웨덴 스톡홀름에 도착할 것으로 전해졌다.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장관은 스웨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 부상과 비건 대표 간 회동과 관련, “현재로서는 할 말이 없다. 어떤 결과가 있을지는 당사국들에 달려 있다”면서 “우리가 기여할 수 있다면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기여하기를 원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방문 이틀째를 맞이한 최 부상은 이날 스톡홀름 외곽에 있는 북한대사관에서 계속 머물다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스웨덴 외교부를 방문, 발스트롬 외교장관과 만찬회동을 갖는 등 ‘조용한 행보’를 보였다.

최 부상은 이날 오후 8시께 스웨덴 외교부를 나서면서 기자들로부터 “비건 대표를 내일 만나느냐” 등 질문 공세를 받았으나 아무런 답변 없이 차량에 오른 뒤 북한대사관으로 향했다.



스톡홀름 외교가에서는 최 부상이 온종일 북한대사관에 머물며 워싱턴에서 진행 중인 북미 간 고위급 회담과 김 부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면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말께 열릴 가능성이 있는 비건 대표와의 회동을 준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돌았다.

일각에선 비건 대표와 최 부상 간 첫 회동을 위한 북미 간 사전접촉이 이미 시작됐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스웨덴 주재 북한대사관에 머무는 북한 대표단 가운데 최 부상을 제외한 일행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밴 차량을 이용해 북한대사관을 빠져나와 모처로 이동하는 것이 한국 취재진을 비롯해 언론에 포착되면서다.

한편, 북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오후 서울을 출발, 스웨덴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남북 간, 북미 간은 물론이고 남북미 3자 회동 가능성도 있다.

북미 및 남북미 회동이 성사될 경우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한 사전 조율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면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대한 논의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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