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옛날에는 기껏해야 카나리아나 앵무새와 같은 새나 금붕어, 열대어 같은 물고기 종류였지만 지금은 쥐 종류의 햄스터나 날다람쥐에서부터 뱀, 심지어는 독거미 종류인 타란튤라까지 수도 없이 많아서 개나 고양이를 기르는 것은 애완동물 기르기 축에 끼지도 못할 지경이다.

뱀 종류에는 빨간색을 띤 ‘알비노 레드 콘 스네이크’, 무지개 빛 왕뱀 종류인 ‘레인보우 보아’ 등 희귀한 종류는 물론 살모사와 같은 맹독성 뱀까지 수십 종이 애완 동물로 길러지고 있다. 뱀의 사육에도 장식용 풀이나 바위는 물론 전기방석까지 다양한 용품들이 개발돼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을 보면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독거미인 타란튤라도 30여 종이 넘는 다양한 모양의 것들이 거래되고 있는데 꽤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피곤한 사람과의 관계 맺기보다 쉬운 동물과의 관계 맺기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애완동물은 ‘짐승’이나 ‘동물’이 아니라 ‘애기’나 ‘녀석’으로 부르며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핵가족 시대로 분화하면서 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영입되고 있는 것이다. 고령화, 저출산, 독신 가정이 늘면서 애완동물은 확고한 가족의 지위를 획득하게 됐다. 자폐증 아동이나 환자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기도 하고 외로운 노인들의 절친한 벗이 되기도 한다.

한편으론 사회가 혼란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일이 많이 발생 될 때 애완동물을 더 많이 기르게 된다고 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폭군으로 주지육림(酒池肉林·연목에 술을 채우고 나무에 고기 안주를 걸어두다)의 하나라 걸주(桀紂) 때 각종 애완동물들을 기르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하도 혼란스러워서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애완견이나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버려지는 동물로 인한 사회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가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250여 마리의 유기견을 안락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케어’라는 이름으로 남몰래 개들을 죽였다니 놀라운 일이다. 우리 사회 애완 동물 보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다.

이동욱 논설실장 겸 제작총괄국장
이동욱 논설주간 donlee@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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