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관현 전 구룡포아동복지위원장 "지역민이 함께 구상하고 머리 맞대"

▲ 27일 포항 구룡포아동놀이문화공간 볼풀방에서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27일 포항 구룡포아동놀이문화공간에서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27일 포항 구룡포아동놀이문화공간에 도착한 어린이들이 옷걸이에 옷을 걸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27일 포항 구룡포아동놀이문화공간에서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있다. 이은성 기자 sky@kyongbuk.com
아동들의 놀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지역민들이 힘을 모아 조성된 공간이 눈길을 끌고 있다.

포항 구룡포농협 창주지점 2층에 임시 운영 중인 ‘구룡포 아동놀이문화공간’.

이곳에는 책 읽을 수 있는 특별한 모양의 소파부터 미끄럼틀, 트램펄린, 보드게임, 해먹 등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다.

황보관현 전 구룡포아동복지위원장은 “이 공간을 꾸미기 위해 많은 이들이 힘을 모았다. 특히 지역 아동들이 함께 구상하고 머리를 맞댔다”고 회상했다.

△지역민들이 함께 만든 공간

구룡포 어촌마을은 여름 오징어부터 겨울 과메기·대게까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

하지만 이 지역 어린이들 입장에서는 흔한 ‘그네’조차도 없어 방파제에서 놀기 일쑤였다. 그네를 타고 싶으면 택시를 타고 다른 동네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주말이나 방학이면 학교 운동장을 ‘관광객을 위한 임시주차장’으로 개방해버리니 지역 아동들이 놀 수 있는 공간조차 빼앗겨 버렸다.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지역민들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구룡포아동복지위원회(이하 위원회)를 구성하고 ‘UN 아동권리 협약 제31조, 아동의 놀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나섰다.

구룡포농협은 창주지점 2층 257㎡를 아이들의 놀이 공간으로 저렴하게 임대해 줬다.

보증금은 위원회와 구룡포아라장터추진위원회가 절반씩 출자했고, 그 외 비용은 ‘아동문화공간 마련 프로젝트’를 기획해 바자회를 열거나 지역 공공기관과 사회단체 등에 저금통도 배치했다.

지역 어린이들도 머리를 맞대 원하는 놀이시설과 필요한 공간을 디자인했다.

지난 8월에는 구룡포 초등학생 20여 명과 학부모들이 참여해 타일 벽화를 만들고 아동놀이문화공간에 전시했다.

바자회에 내놓을 양초도 스스로 만들어 힘을 보탰다.

황보 전 위원장은 “작은 저금통 하나하나가 모여 지역 아동들을 위한 공간을 만든 것”이라며 “아직 정식개관 전이다. 겨울방학 기간을 맞은 지역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지난 11월 초부터 임시로 문을 열어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아이들이 모여서 노래방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지만 공간이 협소해 고민하던 중에 지역 한 노래방에서 매주 수요일은 영업을 쉬고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후원하고 있다”며 “지역민들이 한마음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체험·교육활동 기획해야

하루 평균 30여명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이곳은 현재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자원봉사자들을 중심으로 임시 운영 중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방명록을 작성하고, 규율과 필요한 것도 함께 이야기한다.

자율성을 넘어 좀 더 교육적이고 다양한 체험활동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는 상주·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보건복지부가 맞벌이 아동들을 위해 추진 중인 ‘다함께 돌봄’ 포항시 시범사업에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18개 정도 ‘다함께 돌봄 사업소’가 개소돼 있다. 이 사업에 선정되면 인건비 등 운영비를 지원받게 될 뿐 아니라 안정적인 인력운영으로 전문 교육강사나 돌봄 교사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현정 기자
남현정 기자 nhj@kyongbuk.com

사회 2부 데스크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