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공급사 특별점검 나서자 시공업체 휴일에 확인 작업
연통 이음새 고무링 빼고 시공…강릉펜션사고 전철밟을까 불안
최근 강릉 펜션 가스 누출사고 원인이 잘못된 가스 배관 시공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민들의 불안도 증폭되고 있다.
가스보일러 시공 업계에 따르면 가스보일러 시공 시 연통 이음새 부분에 고무 오링을 홈 부분에 넣고 연통을 이은 후 내열 실리콘으로 마감해야 한다. 고무 오링을 넣지 않고 실리콘으로만 마감하면 보일러 불안전 점화 등으로 인한 심한 진동이 가스 누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에 따르면, 2013년부터 5년 동안 가스보일러 사고는 총 23건으로 49명이 사망하거나 다쳤다. 이중 유해 가스 중독으로 이어진 사고가 17건(74%)이었으며, 48명(사망 14명, 부상 34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
A 업체는 안동, 영주, 봉화 등 지역에 도시가스, LPG 용 가스보일러를 설치했다. 이 과정에서 A 업체가 고무 오링을 생략하고 시공했다는 의혹이 21일 도시가스 공급사인 B사에 제보됐다. 보일러 설치 준공검사를 맡고 있는 B사는 23일 영주지역 5가구와 안동지역 10가구를 추출해 특별점검에 들어갔다.
하지만 A 업체는 영주지역 점검이 시작되자 23일 안동지역 시공 가구를 돌며 연통을 해체해 고무링 시공 여부를 확인하는 등 ‘부실시공 의혹’을 키웠다. 이에 B사는 25일부터 이 업체가 지난해 7월 이후 시공한 안동지역 250여 세대에 대해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이 업체는 휴일인 27일 안동의 한 마을을 찾아 가스보일러 연통 해체 작업을 하고 고무링 시공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은 지난해 68가구가 이 업체 가스보일러로 교체했다.
안동시 용상동에 사는 주민 권(60)씨는 “해마다 소리 없이 찾아오는 가스 누출사고가 반복되고 있어 남의 일이 아니다”며 “유사한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시공업체들의 철저한 조사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