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10개월 만에 완전체…전국동계체전 앞두고 팀훈련 재개
세계 랭킹 10위권 '탑클래스' 목표

23일 의성컬링훈련원에서 훈련중인 팀킴. 김영미가 스톤을 밀자 스위퍼인 김선영(왼쪽)과 김초희가 진로를 만들고 있다.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2018년 2월 25일.

강릉 평창동계올림픽 컬링경기장은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인 ‘팀킴(Team Kim)’을 연호하는 목소리로 들끓었다.

한국의 현실상 동계 스포츠종목 대부분이 불모지였고, 더구나 1998년에야 동계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된 컬링은 이름조차 생소한 종목이었지만 ‘팀킴’이 세계적 강호들을 차례로 꺾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은정·김영미·김경애·김선영·김초희 등 5명으로 구성된 ‘팀킴’은 경북체육회가 무려 10여 년간 정성을 쏟아온 전략종목팀이자 의성의 딸들이자 친구이거나 친구의 동생으로 이뤄진 가족 같은 팀이었다.

컬링은 경기특성 상 팀워크가 승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기이기에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까지 1팀으로 국가대표팀을 선발한다.

그들은 평창 하늘의 빛나는 별이 되었지만 그 기쁨은 잠깐 이었다.

팀킴은 평창 올림픽 후 곧바로 세계선수권대회 출전한 것을 끝으로 사실상 시즌을 접었다.

같은 해 8월 제대로 준비도 하지 못한 채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했지만 국내 정상 자리를 춘천시청 소속 ‘리틀 팀킴’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팀킴의 2018년은 한마디로 천당과 지옥을 함께 다녀오는 영광과 시련의 시간이었다.
지난 23일 의성컬링훈련원에서 드로우 김영미가 스톤을 밀자자 스위퍼 김선영이 스톤을 지켜보고 있다. 이종욱기자 ljw714@kyongbuk.com
그리고 지난해 12월 26일 평창 올림픽 이후 무려 10개월 만에 ‘팀킴’이 의성컬링훈련원에서 팀훈련을 위해 스톤을 잡았다.

평창 대회서 ‘영미! 영미!’라고 외치며 국민적 관심을 모았던 김은정이 결혼한 것 외에 선수들의 변화가 없었지만 이들을 지도해줄 지도자는 임명섭 코치가 전부였다.

그러나 마냥 넋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전국동계체전 출전을 위해서는 10개월 동안 손 놓았던 감각을 되살리고, 팀워크를 되찾아야만 했다.

무엇보다 지난 1년 새 승부를 좌우할 수 있는 경기 룰이 바뀌었다.

평창 대회까지만 해도 하우스내 스톤 보호를 위해 양팀 합쳐 4개까지 허용됐던 4Rock 룰이 이후 5개까지 허용되는 5Rock 룰로 변경되면서 팀킴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이 된 셈이다.

여기에 임명섭 코치 혼자서 경북체육회 남녀 컬링팀을 모두 지도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피할 수 없는 한계에 부닥쳤다.

또 1년간 대회 출전을 하지 못하면서 랭킹포인트까지 없어지면서 그랜드 슬램 출전 자격조차 사라져 우선 랭킹포인트부터 쌓아야 하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중 하나다.

또 하나 넘어야 할 산은 훈련장이었다.

컬링 경기장은 다른 빙상경기장 얼음과는 확연히 다르다.

먼저 얼음을 얼린 뒤에 물을 분사시켜 올록볼록 엠보싱화시켜 다시 표면을 매끄럽게 갈아냄으로써 스톤이 보다 잘 미끄러지면서도 일정한 방향성을 갖도록 해 줘야 한다.

따라서 컬링 훈련장을 전문적으로 관리해 줄 ‘아이스 메이커’가 있어야 하지만 지난해 컬링사태 이후 국제자격 획득을 위해 떠나면서 공석이 됐다.

현재 경북체육회가 오는 2월말까지 아이스 메이커 자원봉사자에게 실비만 제공하는 조건으로 경기장 관리를 맡기면서 선수단의 훈련스케줄도 자원봉사자 스케줄에 맞춰야 됐다.

불과 1년도 안된 상황이지만 너무나 많은 것이 바뀐 것이다.

그러나 한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바로 ‘팀킴’의 컬링을 향한 열정이었다.

그들은 지난해 컬링사태 속에서도 가장 중요시 한 것이 ‘우리는 컬링을 하고 싶다’였고, 지금도 그 마음은 한결같다.

지난해 스킵을 맡아 평창의 영광을 안았던 김은정은 “평창에서 은메달을 따긴 했지만 우리는 항상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당장의 목표라면 세계 랭킹 10위권 이내 진입할 수 있는 탑클래스팀이 되는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위해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런 뜨거운 열정에 차 있는 팀킴은 의성컬링훈련원에서 동계전국체전 스킵을 맡게된 김경애를 중심으로 그 꿈을 향해 뜨거운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한편 경북체육회는 최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개최해 지도자 확보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팀킴의 부활을 위해 지원가능한 모든 대책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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