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경기도 용인시에 밀려 구미 유치 먹구름
영일만횡단도로 7조 달하는 사업비에 예타면제 불투명
물기술인증원 없는 물 산업클러스터, 기업 입주 부진

경북·대구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프로젝트가 지지부진하거나 정부 정책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SK하이닉스 구미 유치, 동해안 고속도로 건설 등 경북도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각종 대형 사업들에 잇따라 적신호가 켜졌다.

대구도 국가산단 물 산업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올해 7월 준공을 앞두고 있지만 기업 입주는 지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경북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2월 ‘제조업 활력 및 혁신 전략’을 발표하면서 10년간 12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의 핵심은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 부지가 이미 포화상태라 추가 부지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관계부처 논의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반도체클러스터 입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는 경기도 이천·용인, 충북 청주와 구미가 유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대구시, 도내 각 시군과 손잡고 결의문 채택과 부지 무상 임대 발표, 청와대와 국회 방문 등을 통해 구미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도는 이미 조성된 구미 국가5단지는 즉시 투자가 가능하며, 반도체 관련 우수인력 10만 명 확보와 반도체 전공정인 웨이퍼 생산기업 SK실트론 등 3200여 개의 협력업체가 소재하고 있어 반도체클러스터 최적지라고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클러스터의 구미 유치는 비관적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내년도 업무계획에는 경기도 용인시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이미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경북도가 정부의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영일만횡단도로(동해안고속도로) 건설도 마찬가지로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다. 오는 29일 예타 면제 대상 여부가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경북도는 “남해안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는 벌써 개통된 만큼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서 동해안고속도로가 건설돼야 한다”고 예타 면제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으나 7조 원에 이르는 높은 사업비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반도체클러스터 구미 유치를 위해 시도지사협의회 공동성명서 발표와 4당 원내대표 간담회 등 정치권 협조 요청, 중앙부처 건의를 통해 반도체클러스터가 수도권으로 가는 것을 막고 구미에 유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또 “예타 면제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해안 고속도로 건설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 반드시 관철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대구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오는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곳에는 물산업실증화 테스트베드가 시운전에 돌입하고 유체성능시험센터 설계 착수 등 지원 시설이 속속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물 산업클러스터내 기업입주는 부진한 것으로 지적됐다.

대구시가 물 산업 관련 기업 24곳을 유치했으나 입주한 업체는 12.5%인 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상당수 업체들이 공장용지를 분양 받은 지 2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착공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업입주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물기술인증원 유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박무환, 양승복 기자
박무환 기자 pmang@kyongbuk.com

대구취재본부장. 대구시청 등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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