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의 가스보일러 설치 업체가 주택용 가스보일러 연통 이음새 부분의 고무링, 일명 ‘오링’을 빼고 시공하고 있는 것이 뒤늦게 드러났다. 보일러 시공을 하면서 이 오링을 끼워 넣는 작업이 성가시고 까다롭다는 이유에서 이렇게 부실시공이 자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연통의 설비에 부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강릉 펜션에서의 고 3학년 학생 10명 가운데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가스 누출 사고 원인도 잘못된 가스 배관 시공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 같은 부실 시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 같은 부실이 지속 될 수 있었는지 가스 안전기관이 철저히 밝혀야 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이 같은 일이 있었다면 수사 기관이 나서서 수사를 해야 할 사항이다. 이는 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가스보일러 시공업계는 가스 보일러를 시공할 때 연통의 이음새 부분에 고무로 된 오링을 홈 부분에 넣고 연통을 이은 후 내열 실리콘으로 마감해야 가스가 새지 않는다고 한다. 고무링을 넣지 않고 실리콘 만으로만 마감하면 보일러의 불안전 점화 등으로 인해 심한 진동이 생길 수 있어서 가스 누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데도 시공을 하면서 이 중요한 부품을 아예 빼버리고 시공을 하는 것이 일반화 됐을 정도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간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가스 안전사고로 생명을 잃는 사고가 잊을만 하면 발생하곤 했다. 가스안전공사 등 안전 당국은 이 같은 사실이 공공연하게 자행됐다는데 지금까지 왜 방치 됐는 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안동의 가스보일러 설치 업체가 안동은 물론 영주, 봉화 등 경북 북부 지역의 주택 보일러 시공을 했는데 철저히 전수조사를 해서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모두 밝혀야 할 것이다.

부실시공 의혹이 도시가스 공급사에 제보 됐고, 보일러 설치 준공검사도 같이 맡고 있는 도시가스 공급사는 지난 23일 영주와 안동의 15 가구를 추출, 특별점검을 벌였다. 이 같은 특별점검 사실이 알려지자 설비업체는 23일 부랴부랴 안동지역 시공 가구를 돌며 고무링 시공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태는 시공업체 스스로 부실 시공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업체는 휴일인 지난 27일에도 보일러 점검을 벌이고 고무링 시공 여부를 확인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 같은 사례가 안동과 영주 등 경북 북부 지역에서만 이뤄졌을 리 없다. 전국에서 이 같은 부실시공이 자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전국으로 확대해 안전 점검을 해야 할 것이다. 안전 당국은 물론 검·경도 나서서 이런 안전불감 시공이 근절되게 해서 국민의 생명안전을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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