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프로젝트에 집중

4세대 가속기연구소 전경
국내외로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거센 가운데 전국의 지자체들이 4차 산업혁명을 선점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포항시 역시도 포스텍과 각종 첨단과학 연구소, 세계 3번째 4세대 방사광가속기 등을 앞세우고 ‘첨단과학도시’를 향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냉동실의 물병은 왜 터질까? 물은 다른 액체들과 달리 고체(얼음)가 되면 부피가 커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런 현상에 대해 물 분자의 변화 탓이라는 이론은 있었지만 실험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하지만 포항시에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1세기 넘게 베일에 가려졌던 ‘물의 비밀’을 처음으로 풀었다. 이 기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햇빛의 100경(京)배로 강렬한 엑스레이 레이저 섬광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술로 개발한 세계 3번째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이전에도 간질유발 체제와 패혈증 유발 단백질 구조규명 등 신약개발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밝혀낸 바 있는 신약개발의 핵심장비이다.

관련해 포항시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적극 활용해 신약개발을 위한 세계 최첨단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NBA(Next Bio/Accelerator)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신약개발의 핵심인 인체 단백질 구조를 정확하게 분석해 차세대 바이오 혁명을 선도할 수 있는 최첨단 기기”라면서 “신약개발을 위해 민·관·산·학·연이 힘을 모아 융합 생태계를 활성화시켜나감으로써 4차 산업혁명의 공고한 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시는 그 첫 단계로 경북도와 함께 신약개발 전용 연구시설인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의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가 문을 열면 국내·외 바이오분야 제약사 및 연구소 유치를 통한 제약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관련 스타트업 기업 지원과 벤처 인큐베이팅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시는 또한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안에 ‘세포막단백질연구소’를 비롯해 가속기신약연구소, 비즈니스 융·복합센터 등 오는 2025년까지 연구소와 기업을 연계한 ‘신약개발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포항시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기반으로 대기업, 중견기업이 참여하는 연구협력 체계를 구축해 이차전지 고성능화를 지원할 수 있는 신소재 개발, 배터리 성능시험 기반, 배터리 재활용 플랫폼 등 이차전지 핵심연구와 재활용, 생산연구단지 조성까지 이어지는 ‘배터리 클러스터’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한번 충전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차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혁신 신소재를 개발하고, 이렇게 개발된 배터리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테스트 기반을 조성해 관련 기업들을 집적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분야 활용할 수 있는 배터리 재활용 플랫폼을 구축해 배터리 자원순환 시스템도 함께 개발해 혁신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한편,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기업의 유치를 위해 정부에 ‘배터리규제자유특구’로 지정을 요청할 계획이다.

지난해 이차전지 전문기업인 ㈜에코프로가 영일만산업단지와 부품소재전용단지에 14만평 규모의 이차전지 양극소재생산공장 신설을 위해 오는 2023년까지 6년간 1조5천원을 투자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 중이다.

1조원대의 대규모 투자유치와 함께 2500명에 달하는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지역에 거는 기대가 크다.

또한 지난해 최정우 포스코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발표한 100대 과제에 ‘포스코켐텍’에 대한 투자계획이 포함되어 이차전지에 대한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포스코는 그룹 내 양극재와 음극재 사업을 통합한 뒤 이차전지 소재 종합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이차전지사업을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 17조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역량을 갖추고 산·학·연·관이 결합된 혁신산업 도시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가속기 기반의 배터리 클러스터를 조성해 국가 경쟁력 강화를 물론 지역경제 살리기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오랜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철강산업 등 전통 제조업 분야에서 나라 안팎으로부터 도전과 견제를 받고 있는 가운데 신약개발을 통하여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곽성일 기자
곽성일 기자 kwak@kyongbuk.com

행정사회부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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