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만 기자
예천군은 악몽 같은 긴 겨울잠을 자는 듯하다. 벽두 몰아친 의원들의 공무해외연수 파문에 봄의 햇살은 더 멀게만 느껴진다.

1일 예천군의회가 의원 2명을 제명하고 1명을 중징계(출석정지)했다. 동료 의원을 제명한 의원들은 살을 도려내듯이 아파야 할 것이다. 같이 다녀온 해외연수인데 같이 징계를 받지 않고 오히려 벌을 줘야 하는 입장이 돼서 제명자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농민단체들의 거센 항의의 목소리가 높다. 이들이 외치는 소리에 동감은 하지만 이제는 본연의 생업으로 돌아가 안정된 예천군을 만들기를 원하는 침묵의 소리가 더 크다.

이들의 노고에도 박수를 보낸다. 진짜 군민을 위한 일이라며 여기서 멈춰주길 희망한다. 만신창이가 된 군민들의 상처가 아물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언론의 힘은 강하다. 지금은 그만 다뤄도 될 듯하다. 책임을 지는 사람이 나왔고 그들의 가족에게는 엄청난 상처와 고통의 시간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예천 출신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용서할 때이다.

예천군민 모두가 죄인이다. 우리가 그들을 선택했고 그들을 군민의 대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을 용서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 일로 예천군민이라는 것에 부끄러워도 하지 말자, 처지지도 말고 이제는 군민 모두가 반성하고 새롭게 지혜를 모아 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보자.
이상만 기자
이상만 기자 smlee@kyongbuk.com

경북도청, 경북경찰청, 안동, 예천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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