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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 24. 청도 자계서원

죽음조차 마다 않은 충정…차원높은 선비의 품격 만나다

김윤섭 기자 yskim@kyongbuk.com 등록일 2019년02월06일 18시13분  
자계서원 전경
청도군 이서면 서원리에는 조선 시대 유명한 문신들을 길러 낸 자계서원(紫溪書院·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83호)이 있다.

조선 초기의 문신이며 학자인 탁영 김일손 선생(濯纓 金馹孫·1464∼1498)과 祖父이신 절효 김극일 선생(節孝 金克一·1382-1456), 長姪 삼족당 김대유 선생(三足堂 金大有·1479-1552)을 배향하는 서원이다.
자계서원 현판
원래 탁영 선생이 공부하던 이곳은 중종 13년(1518)창건하고 운계서원이라 하였다가 선조 11년 (1578)중건하여 학사, 곳간 등이 새로이 세워져 서원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자계서원(紫溪書院)이 됐다.

선생이 무오사화(戊午史禍)때 화를 입고 서거하신 후 청도지역의 유생들이 뜻을 모아 사당으로 바꾸고 자계사(紫溪祠)라 하고 탁영 선생을 제향해 왔다. 선생이 무오사화로 서거하실 때 서원 앞 시냇물이 붉은색으로 바뀐 이변이 있어 자계(紫溪)라 한 것이다.

광해 7년(1615년)에 절효 김극일, 삼족당 김대유를 병향했고, 현종 2년(1661)에는 나라의 公認과 경제적 지원을 받는 사액서원(賜額書院)이 됐다.

고종 8년(1871)에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없어졌다가 1924년에 사림과 후손들의 협의에 의해 김용희(탁영 14세 손)의 사재로 복원됐으며 1975년 경상북도 유형 문화재 제83호로 지정됐다.
존덕사
서원에는 사당인 존덕사(尊德祠)가 있으며 강당인 보인당(輔仁堂)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고상형 집이며, 겹처마의 팔작지붕이고 활주가 있다. 영귀루(1699년 중건)는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자연석의 초석상에 둥근 기둥을 세워 누주로 삼고 마루를 높아 다시 루를 가구하였다.
중수 현판
영귀루(詠歸樓)와 보인당 사이에 유생의 숙소인 동·서재(東·西齋)가 있는데 가구는 5량가로 공포는 주심포계에 익공이 절충한 모양이다. 동재의 건축기법은 그 유례가 흔하지 않으며 청도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것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동재
이 서원의 12동 건물 중 영귀루와 동서 양재가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영귀루 옆에는 탁영 김일손 선생께서 직접 심었다는 은행나무와 동쪽으로 탁영 선생의 신도비와 절효 김극일선생 정려비라 쓴 조부의 비가 있다.

자계서원(紫溪書院)의 대표적인 배향인물인 김일손 선생의 본관은 김해(金海). 자는 계운(季雲), 호는 탁영(濯纓) 또는 소미산인(少微山人)으로 대대로 청도에서 살았다.

조선 전기의 학자이며 문신인 김일 선생은 성종17년(1486) 식년문과 갑과로 급제해 예문관에 등용된 후 청환직을 거쳐 이조정랑이 됐다. 연산군 4년(1498) 성종실록을 편찬할 때 스승 김종직이 쓴 조의제문을 사초에 실은 것이 화근이 되어 참화를 당했다. 이 사건을 무오사화라 한다. 중종반정 후 도승지와 이조판서 양관 대제학에 추증됐다.

△김일손 거문고(탁영금)보물 제957호
청도박물관(김일손 거문고)
탁영 선생이 거문고를 배운 이유는 소리 때문만이 아니라 마음을 단속하기 위함이라 하여 거문고를 통해 사람의 성정(性情)을 다스릴 수 있다고 믿었다.

탁영은 스스로가 거문고를 직접 만들어 사용했는데 불에 타 없어질 뻔한 어느 노인 집의 오동나무 문짝을 가져다가 거문고를 만든 일화는 유명하다. 그 거문고의 별칭이 ‘문비금(門扉琴)이다. 1490년(성종 21)경에 제작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거문고 중앙 부분에 ‘濯纓琴(탁영금)’이라는 문자가 음각돼 있고 학 그림이 거문고 하단부에 그려져 있다. 거문고의 용두(龍頭)·운족(雲足) 등은 원형대로 보존돼 있고, 봉미(鳳尾)·괘 등 부품 일부를 개수한 흔적이 보인다.

1988년 보물 제957호로 지정된 탁영금은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거문고로 음악사적으로도 매우 귀중한 악기이지만, 역사에 흔적을 뚜렷이 남긴 젊은 선비의 기개가 담긴 정신적 문화유산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선비의 길을 묻다 - 탁영 김일손’전
청도박물관(김일손 특별전시)
청도박물관은 ‘2018년 청도박물관 특별전 ‘선비의 길을 묻다 - 탁영 김일손’전’을 기획, 지난해 11월 19일부터 오는 2월 10일까지 탁영선생의 생애를 조명하고 그가 남긴 유물과 후손과 후학들이 탁영 선생을 추숭하는 역사적 자료, 배향서원인 자계서원의 유물을 전시했다.

탁영 김일손 종택의 비공개 유물들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는 탁영 김일손 선생을 조명하는 첫 전시회로 선생이 생전에 사랑했던 거문고와 성종임금이 하사한 벼루, 선생의 증직교지 등은 청도에서는 처음으로 공개돼 그 의미가 더욱 깊다.
청도박물관(거문고연주회)
특히 탁영선생의 생애를 조명하고 그가 남긴 유물을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에서는 탁영금선양회에서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김지성(경북대학교 국악학과 외래교수)의 연주와 쉬운 국악해설이 어우러져 특별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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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섭 기자

    • 김윤섭 기자
  • 경산, 청도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