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협상카드 중 하나로 검토 가능성…김진현 개성공단지원재단 이사장 "다음달 재가동"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일정을 발표하면서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 재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진전에 따른 ‘협상 카드’ 중 하나로 개성공단 재개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북미정상회담은 오는 27일부터 이틀 동안 베트남에서 진행된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이날 북미 두 정상의 논의에 따라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실마리가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성공단은 오는 10일이면 폐쇄한 지 만 3년을 맞이한다. 지난 2016년 당시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북한도 다음 날 공단을 폐쇄하고 남측 인원을 추방했다. 이후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개성공단 재개는 안갯속을 헤맸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분위기가 급변했고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까지 잡히면서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기대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남북 정상은 평양 공동선언에서 조건이 마련됨에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정상화하기로 의지를 보였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아무 조건이나 대가 없이 재개할 뜻을 내비쳤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개성공단 산업에 대한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개성공단 책임기관인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에서는 다음 달 공단이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등에 대한 협상이 진전되면서 조건부로 공단 문이 다시 열린다는 것이다.

김진향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은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차원이 아닌 일부 예외로 개성공단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이 비핵화에 어느 정도 발을 맞춘다면 개성공단 재개는 합의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단에 입주한 기업들의 이목이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집중돼 있다”며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재개해 국내 경제의 저성장 문제가 해결되는 발판이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이 시설 점검을 위해 신청한 방북이 지난달까지 총 7차례 유보되면서 개성공단 재개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개성공단에 진출했던 침구 제작 업체인 ‘평안’ 강진구 전무는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 판단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