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중수로·경수로 동시 보유 전주기 생태계 장점
대학·연구소·관련기관 최적의 인프라로 시너지 극대화
"탈원전, 위기에서 기회로 바꿀 찬스"…유치 경쟁에 사활

원자력 산업 최대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원전해체연구소(원해연) 유치를 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청와대가 올해 초 동남권원전해체연구소를 설립하고 원전해체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원해연 입지를 다음 달 중 선정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재 원해연 유치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지역은 경북도(경주)와 부산(기장), 울산 등 3곳이다.

이들 지자체는 지역별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켜 모처럼의 호재를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북도는 국내 원전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는 원자력 최대 집적지에다 원전 관련 시설과 기관, 대학 등이 집적돼 모든 여건이 갖춰져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며 원해연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우선 포스텍, 영남대 등 원전관련 전문대학(원)과 한국지능로봇연구원 등이 포진해 해체기술 확보를 위한 첨단기술 개발과 인력 확보가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또 가동 중인 중수로 및 경수로 원전 12기를 비롯해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 한국전력기술,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원자력환경공단 등이 경북에 집중돼 있어 원해연이 들어서면 원전의 설계·건설·운영과 해체·폐기까지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뤄져 원전 해체 산업의 최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수로와 경수로 원전을 동시에 보유한 입지 장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조기 폐쇄된 1호기를 비롯해 월성 원전 2, 3, 4호기는 가압 중수로형 원자로를 쓰고 있다. 국내에 4기밖에 없다. 나머지 국내 원전은 모두 경수로형이다.

원자력발전은 물을 끓여 발생한 수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화력발전과 유사하나 화력발전은 석탄 등 화석연료를 태워 물을 끓이는 반면 원자력발전은 우라늄 등 물질의 핵반응을 통해 발생한 열을 이용한다. 이때 원자로를 식히는 냉각재와 중성자를 느리게 만드는 감속재로 어떤 물을 쓰느냐에 따라서 경수로형과 중수로형으로 나뉜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건설되는 원자로는 일반 물을 사용하는 경수로형이다. 전 세계 원전 451기 중 경수로는 367기, 중수로는 49기다. 물 중에서 중수소와 산소로 이뤄진 무거운 물만 추출해 감속재와 냉각재로 쓰는 중수로 원전은 캐나다 19기, 인도 18기, 한국 4기, 아르헨티나 3기 등이 있다.

경북도는 이와 함께 원전 해체 폐기물 운반이 쉬운 지리적인 이점까지 갖추고 있어 원자력 해체종합기술 연구에 최적지라고 판단하고 해체 관련 기관과의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왔다.

여기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연구소 부지로 월성원전 인근에 확장 가능한 넓은 임해부지를 제시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와 별도로 원전해체 분야가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보고 지난해 9월 도 자체적으로 원전해체산업 지역기반 육성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난해 6월 월성1호기 조기폐쇄 방침으로 경북도 역시 경수로 원전뿐만 아니라 중수로 해체 기술 확보도 시급한 만큼 모든 여건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보았을 때 경수로 원전과 중수로 원전을 모두 보유한 경북도가 원해연 입지에 최적지임이 자명하다”며 “앞으로 원전해체 지역 중소기업과 인재육성을 통해 경북도가 국내 원전해체산업의 선도지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기환, 양승복 기자
황기환 기자 hgeeh@kyongbuk.com

동남부권 본부장, 경주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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