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여성정책개발원 실태조사, 성범죄 발생률 '농촌 < 도시'
남성·기성세대·저학력 일수록 '폭력 허용도' 높고 보수적 성향

▲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정지숙 연구원(사진)이 ‘경상북도 젠더폭력 안전실태 및 정책과제’연구보고서 발표했다.
경북도내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폭력에 대한 남녀의 시각차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정지숙 연구원은 경북도내 20세~65세 이하 이성간 교제경험이 있는 성인남녀 540명을 대상으로 폭력에 대한 남녀의 인식 차이와 강간, 강제추행, 데이트폭력 등 실태를 점검한 ‘경상북도 젠더폭력 안전실태 및 정책과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경북도 내 데이트폭력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수집 및 폭력에 대한 남녀의 시각 차이를 파악함과 동시에 기존의 전통적 젠더폭력(가정폭력, 성폭력 등)과 신종젠더폭력(데이트폭력, 몰래카메라 등)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경도의 데이트폭력은 288건(2016년 보다 63% 증가)으로 전국 11위로 조사됐으며 성폭력 범죄(강간·강제추행) 발생률은 농촌지역(군) 보다는 인구가 많고 복잡한 도시지역(시)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인 관계에 있어 폭력 허용도를 질문한 결과 논쟁 중 방어적 폭력에 관해 가장 허용도가 높았고 여성(1.61점)보다 남성(1.76점)이 폭력에 대한 허용도가 더 높았으며 남성, 기성세대, 저학력일수록 ‘폭력 허용도’가 높고 ‘보수적인 성향’ 두드러졌다.

특히 연령이 50~65세 이하의 구간 응답자가 가장 보수적으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응답한 540명 중 총 79명(14.6%)이 데이트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으며 남성의 경우 여성이 ‘팔목을 움켜잡은’ 경우, ‘세게 밀친 경우’, ‘위험한 물건을 던진 경우’,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슴, 엉덩이, 성기를 만진 경우’가 각각 25.9%로 고르게 나타났다.

반면, 여성은 연인인 남성이 ‘팔목을 움켜잡은 경우’가 52.2%,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슴, 엉덩이, 성기를 만진 경우’43.5%, ‘원하지 않는 섹스(구강 등 유사성교 포함) 강요’, ‘섹스를 위해 몸을 누르거나 완력을 사용’ 39.1%로 여성이 훨씬 더 피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트폭력 피해 경험 후 반응에 대한 질문에는 언어적/정서적/경제적 피해, 신체적/성적 피해에서는 ‘상대방이 사과하면 용서한다’가 각각 30.1%, 21.9%를 나타냈으며 ‘헤어지면 그만’이라는 식의 안일한 생각도 많아 남녀 간 폭력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데이트폭력 후 연인에 대한 생각으로 연인의 폭력적인 면을 ‘변화 시킬 수 있다’ 남성(23.1%)·여성(11.8%)의 의견 차이가 두드러졌으며 데이트폭력 예방을 위한 전과 조회 허용에서 여성(53.3%)이 압도적으로 남성(25.7%)보다 많았다.

데이트폭력 방지를 위한 노력으로는 캠페인 및 홍보 강화를(42.5%)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으며, 차순으로 법적 처벌 근거 마련(24.7%)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원장은 “경북 여성이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경상북도 차원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젠더폭력 상담 및 신고의 날’(가칭) 제정 등 경상북도에 정책 제안이 반영될 수 있도록 더욱 연구에 매진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윤섭 기자
김윤섭 기자 yskim@kyongbuk.com

경산 담당

저작권자 © 경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