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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 연구위원
섬유산업의 고도성장기인 1960~1970년대 대구는 국가 경제의 핵심축이 되어 내수산업뿐만 아니라 수출주도산업을 이끌어 우리나라 생활 수준 향상에 크게 기여하였다. 또한 경북은 포항의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 구미를 중심으로 한 전자산업이 1970~1980년대 국가 경제의 기반이 되어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을 주도하였다. 당시 경북에는 제조업의 플랫폼 역할을 담당한 철강과 첨단산업으로 이끌고 가는 첨병 역할을 한 전자산업이 있었다. 또한 생활개선과 소비의 원천수 역할을 담당했던 섬유는 대구를 중심으로 원료부터 최종재 생산까지 하나의 스트림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부터 국내 주력제조업이 반도체, 자동차, 조선산업으로 바뀌면서 경북대구에는 이들 최종재 생산의 후방 연관산업이 입지하게 되면서 완제품 의존지역으로 바뀌고 말았다. 지금껏 우리나라 경제는 자동차와 반도체가 성장을 주도하였지만 지난해부터 자동차산업은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와 국내 소비자의 외면 등으로 판매량 및 생산이 감소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꼽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여파가 지역의 부품업체들에게 그대로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자동차 생산은 2017년에 비해 86,079대로 2.1% 감소하였다. 이로 인한 경북대구의 자동차부품산업 생산은 5.9% 감소하였다.

국내생산과 수출은 이들 업종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그 가족들의 생존까지 연관되어 있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대구의 경우만을 봤을 때, 자동차부품 업종이 제조업 생산액의 27%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업체 수는 742개, 종사자 수 19,842명(2016년 기준, 통계청 전국 사업체 조사)이다. 이 중 근로자 100명 미만의 중소업체 종사자 수는 10,603명으로 지역 자동차 관련 제조업 종사자 수의 53.4%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욱이 최근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등 미래자동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내연기관 자동차부품 납품 및 수출을 담당해오던 경북대구지역의 자동차 업계에 실질적 위기의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지역이 담당해 온 자동차부품의 많은 부분이 미래자동차에는 직접 활용되지 않아 연구개발을 통한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 업체들의 대부분은 연구개발, 혁신 등과 같은 미래산업 구조변화에 대해 대응하기 보다는 최저임금 인상 및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대출의 어려움 등으로 인한 원초적인 경영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내 시중은행들 중에는 자동차부품관리업종을 중점관리대상 업종으로 지정하여 신규대출 등을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이제 우리나라 경제는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자생력 강한 구조로 전환이 되어야 할 시점이다. 세계 산업구조는 대전환 속에서 국내 산업구조의 근본적인 문제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지고 있다. 어려운 경제상황이라 할지라도, 이제 지역 자동차부품업체들은 오랜 시간 동안 고착된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들 간의 수직적 수익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는 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 R&D 지원을 통해 급변하는 미래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및 수출 다변화, 생산 공정 등의 혁신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지금 당장은 자체적으로 연구개발과 시장개척 역량이 가능한 업체는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비용절감과 혁신역량 지원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북대구는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로 변환기에 지역이 주도할 수 있는 전기차를 활성화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소자동차 기반으로 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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