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 총장, 의혹 전면 부인…교수협 "무고죄로 학교 고소"

대구예술대학교 허용 총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위 장사 (학교가 돈을 벌기 위해 학위를 파는 행위)’ 관련 해명을 하기 위해 14일 오후 대구 동구 효목동 대구예술대학교 교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른쪽부터) 허용 총장, 조융일 입학기획처장, 석정웅 학생처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영제 기자 yj56@kyongbuk.com
“오늘 우리 학교 졸업식인데, 너무 답답하고 우울합니다”

14일 대구 동구 효목동 대구예술대학교 교육관에서 한 학생이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날은 대구예술대 졸업식이었지만, 허용 총장부터 학생 대표들까지 기자회견장을 찾았다. 허 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이 ‘한덕환 교수의 사망’, ‘학위 장사’, ‘갑질’ 등 최근 논란(본보 2018년 12월 28일 자 6면)이 된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기 때문이다.

대구예술대는 지난해 12월 학교 비리를 알리려다 오히려 압박을 받은 시각디자인과 한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학위 장사와 비리 등 각종 사안으로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허 총장은 “학점을 준 사항은 해당 교수가 한 일로, 학교에서는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전체적으로 학점에 이상이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며 “학위 장사 사건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거쳐 관련 교수 등을 징계위원회에 넘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 압박으로 한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했다.

허 총장은 “한 교수 일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한 교수를 압박한 적 없고 만약 이게 거짓말이라면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장 한쪽에 자리 잡은 학생들은 즉각 반박했다. 학생들은 ‘학위 장사’를 몰랐던 사실은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또 각종 비리 의혹에 대해 학교는 학생들에게 공식적인 답변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대구예술대 비상대책위원회 학생 대표 서모(25) 씨는 “오늘(14일)이 우리 졸업식인데, 총장이라는 사람이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들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며 “학생들은 학교 측이 각종 문제에 대해 몰랐다고 부인하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처음에는 학생 간부들이 교수들을 찾아가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고 결국 많은 학생들이 총장실과 교수들을 찾아가는 수밖에 없었다”며 “학생들의 면담요청을 계속 거절하다 오히려 학생들을 업무집행방해로 고소하는 행위를 벌이는 황당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대구예술대 교수협의회에서도 학교 측의 부정부패를 주장하며 학생들과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수협의회 한 교수는 “총장이 3개월 동안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무슨 학생들을 업무집행방해로 고소한 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항의하는 교수도 징계위원회에 넘겨진 상황인데, 잘못이 있든 없든 공식적으로 교수와 학생들에게 입장을 알려야 할 학교가 부당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교의 학위 장사 등 각종 비리의혹이 제기된 이후 경찰에서도 인지수사에 들어간 상황이다”며 “한 교수의 유족들도 다음 주 중으로 무고죄로 학교를 고소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전재용 기자
전재용 기자 jjy8820@kyongbuk.com

경찰서, 군부대, 교통, 환경, 노동 및 시민단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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