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면 유천초등학교 졸업 '화제'
15일 오전 10시 경북 예천군 유천면 유천초등학교에서는 김덕이(73) 할머니가 초등 6년 졸업장을 받고는 기쁨에 연신 수줍은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1946년생인 김 할머니는 예천군 용문면 사부리에서 6남매 중 장녀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다.
거기다 6남매 중 3명이 어릴 적 부모 곁을 떠나는 바람에 부모들은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학교를 보내기보다는 건강하게 살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고 김 할머니는 전했다.
김 할머니는 이날 나이가 60년이나 차이가 나는 졸업생 학우들에게 “너희가 ‘할매 그러면 안 돼’ 이런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같이 학교생활을 해줘서 고맙고 미안하다”라며 “혹시나 아이들한테 피해를 줄까 봐 걱정했는데 6년 동안 너무 고마웠다. 그동안 손자 손녀 같은 학우들과 똑같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즐거웠고 아이들이 불편했을 텐데도 이해해줘서 너무 고맙고 잘 가르쳐주신 선생님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은 김 할머니에게 ‘할머니 사랑해요’,‘할머니 그동안 고마웠어요’,‘건강하세요’ 등의 편지를 전해주며 축하했다.
김명준 할아버지는 졸업식 날 한 손에 꽃다발을 들고 와 김 할머니를 축하해줬다.
이날 김 할머니는 “옛날 양반이 돼 수줍어해서 꽃다발만 덩그러니 손에 얹어주고는 축하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며 은근슬쩍 할아버지를 자랑을 늘어놓는다.
“우리 양반이 경상도 과묵한 사람이다 보니 표현을 잘못해 꽃다발을 들고 온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지 영감이 중학교를 가야 하는데 허락을 안 해 주네 이 나이에 농사도 짓지 못하고 영감이 허락해 줄 거야”라며 해맑은 소녀 미소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