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생산·기술부문 담당…포스코 "상호합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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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일 현대제철 생산·기술부문 담당 사장. 경북일보DB

안동일(60) 전 포스코 포항제철소장이 현대제철로 간다.

현재자동차그룹은 지난 15일 현대제철 생산·기술부문 담당 사장 직책을 신설하고, 초대 사장에 안동일 전 포항제철소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안동일 신임사장은 부산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4년 포항제철에 입사, 포항제철소 설비기술부장·포스코건설 상무·광양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포스코 전무를 거쳐 2015년 광양제철소장·2017년 포항제철소장을 지내다 지난해 고문으로 물러나는 등 34년간 제철 설비 및 생산 분야를 전담한 포스코맨이다.

현대제철은 경쟁사 출신인 안 사장을 영입하면서 당진제철소와 생산·연구개발·기술품질·특수강 부문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역할을 맡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그룹의 이번 안동일 사장 영입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지만 그동안 유지해 왔던 순혈주의를 털어냈다는 점이며, 올해 신입사원 공채제도를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뒤 첫 케이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사장급 인사에서 경쟁업체이자 1위 업체인 포스코에서 안동일 사장을 영입을 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안동일 사장 영입에도 불구하고, 경영총괄은 김용환 부회장이 그대로 갖도록 함으로써 포스코처럼 경영과 생산을 완전분리 시키겠다는 의미로 받아 들여진다.

포스코는 지난 2017년 권오준 전 회장 시절 철강 부문과 비철강 생산부문으로 나눠 철강부문생산본부장은 장인화 사장에게 맡기고, 자신은 비철강 생산부문에 전력함으로써 철강 본연의 업무에 전념하면서도 새로운 성장전략을 추진해 큰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취임한 최정우 회장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면서 신성장사업을 강화시키는 등 전문인력에 의한 경영을 통해 경쟁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안동일 사장 영입의 가장 큰 배경은 생산성 향상과 글로벌 무역보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전년도 7.1%에서 4.9%로 낮아졌다.

특히 주력제품인 자동차 강판의 경우 수요자가 그룹사인 현대·기아차에서 영업이익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철강 원자재 수급여건에 따라 탄력적인 가격 운영이 쉽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현대제철은 포스코의 앞선 노하우를 갖고 있는 안동일 사장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함께 특수강 등 새로운 시장 확보를 위한 연구제품 개발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글로벌 무역보호주의 당사자인 포스코와 현대제철간 공동 보조 강화의미도 담겼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은 "안동일사장 영입은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기업경쟁력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포스코와 글로벌 통상문제 공동 대응 및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상호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욱 기자
이종욱 기자 ljw714@kyongb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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