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원전해체연구소(원해영)의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의 급진 탈원전으로 지역 경제가 당장 직격탄을 맞고 있어서 원해연의 유치가 지역의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됐다. 당장 경북 울진군과 경주시가 원전 조기폐쇄 등으로 지방세가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울진군은 원전이 내는 지방세가 전체 세수입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어서 재정 운영이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벌써 탈원전 피해가 지역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울진 한울원전본부에 따르면 2018년 귀속분 지방세가 559억 원으로 2017년 대비 164억 원이나 왕창 감소했다. 세목별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자원 시설세(발전량 kWh당/1원) 납부액은 3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60억 원 감소했다. 이는 2017년도 전체 한울본부 원전 이용률이 84.2%였음에 비해, 2018년도 전체 한울본부 원전 이용률이 72.41%로 10% 넘게 떨어져 지역자원 시설세가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한울원전이 낸 지방세 559억 원은 울진군 전체 세수 964억 원의 58%를 차지하는 규모로 의존도가 매우 높다. 한울원전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울진군에 납부한 지역자원 시설세, 지방소득세 등 지방세 누계액은 4561억 원이나 된다. 울진 경제가 원전세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 행정 난맥이 우려된다.

6기의 원전이 있는 경주 월성원자력본부도 2018년 귀속분 지방세가 427억 원으로, 전년도 523억 원보다 96억 원이 줄었다. 지방 군소 도시의 세수가 한해에 100억 원 가까이 줄어든 것은 엄청난 타격이다. 이는 지난해 6월 15일 한수원 이사회가 월성1호기 조기폐쇄를 결정하면서 가동을 멈춘 데다, 나머지 원전의 가동률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월성원자력본부의 경우 애초 2022년 11월까지 수명연장 허가를 받은 월성1호기가 조기폐쇄 되면서 자원시설세 288억 원, 지원사업비 144억 원 등 총 432억 원의 지방세수가 감소(가동률 90%)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처럼 원전세의 의존도가 높은 경주와 울진 등 경북 동해안 시군이 큰 타격을 입고 있는데도 정부는 이렇다 할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울진군의 경우 당장 해야 하는 사업 뿐 아니라 각종 편의 시설 위주의 사업들을 대부분 보류하거나 못하게 됐다. 정부는 이들 지자체들이 경영 자체에 큰 어려움을 주고 있는 상황인데도 탈원전을 밀어붙이고 있다. 경북동해안 지역은 탈원전 정책으로 경제적 피해와 사회적 손실비용이 9조 4935억 원에 이르고, 고용 감소도 연인원 1240만 명이나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경북도가 건국대학교 연구팀에 의뢰한 연구조사 결과다.

경주와 울진 등 경북 동해안에는 국내 원전의 절반인 원전 12기가 있다. 정부 탈원전 정책이 지방세 급감으로 이어져 시군 재정이 흔들리고 주민 숙원 사업들 조차 차질을 빚고 있다. 정부는 탈원전 정책을 수정하고, 원해연의 입지 선정에 이 같은 피해 상황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 원전 피해 지자체에 대한 정부 보상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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